이번에는 대구형사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대구·경북 1호 형사전문변호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강제수사의 종류: 통상체포 및 예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17회차]

'강제수사의 종류: 통상체포 및 예외'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1절 수사의 방식

제2절 임의수사

제3절 강제수사

1. 신체의 자유와 적법절차·영장주의

2. 강제수사의 종류

가. 통상체포 및 예외

(1) 체포제도 개괄

(가) 체포는 수사 초기에 단기간에 걸친 피의자의 간편한 신병확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체포의 요건은 구속의 요건보다 완화되어 있다.(각주 1)

구속사유와는 달리 체포사유는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을 것인데(법 제200조의2 제1항), 이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다. 종국적으로는 체포사유가 구속사유(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보다 폭넓게 규정(출석요구에 불응하거나 그러할 우려)된 것을 구속사유와 같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각주 2) 반면, 긴급체포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를 요구하므로(법 제200조의3 제1항), 구속사유를 필요로 하여 그 요건을 엄격히 하고 있다.

체포제도는 1995. 12. 29. 형사소송법 개정에 의해 도입되었다. 간편한 신병확보를 통한 수사편의 목적 외에 탈법수사를 적법한 룰 안으로 편입시킬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기도 하다. 즉 구속사유가 엄격하여 인치조사를 할 수 없자, 수사기관이 탈법적 관행으로 임의동행을 빙자하여 강제로 연행하고 보호실에 유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불법감금을 통한 인권침해를 하였기 때문에 아예 체포제도를 제도화하여 이러한 탈법적 관행을 개선시킬 목적으로 도입한 것이다.(각주 3)

(나) 피고인에 대해서는 구속만 가능한 반면, 피의자에 대해서는 구속 이외에 체포도 가능하다.

(다) 체포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와 체포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경우로 긴급체포, 현행범 체포가 있다.(각주 4)

체포에 관하여 형사소송법은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원칙으로 하고(법 제200조의2), 예외적으로 긴급체포와 현행범체포를 두었다.

그러나 실무상으로는 영장체포가 오히려 예외인 것처럼 운영되고 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의 체포현황을 보면, ① 영장체포의 경우, 2005년 12.21%, 2006년 12.75%, 2007년 11.10%, 2008년 9.17%, 2009년 10.79%이며, ② 현행범체포의 경우, 2005년 80.5%, 2006년 81.93%, 2007년 84.31%, 2008년 88.36%, 2009년 85.98%이고, ③ 긴급체포의 경우, 2005년 7.29%, 2006년 5.31%, 2007년 4.53%, 2008년 2.47%, 2009년 3.23%였다.(각주 5)

(라) 긴급체포의 경우에는 체포 후 지체 없이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만 하면 족하고, 피의자 석방 시 석방 사유 등을 법원에 사후 통지하면 된다(법 제200조의4). 현행범은 누구든지 체포할 수 있으며(법 제212조),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제201조의 규정에 의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법 제213조의2, 제200조의2 제5항). 따라서 긴급체포 및 현행범체포는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족하고 사후에 체포영장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긴급체포와 현행범인의 체포는 법관에 의한 심사를 받을 것을 요하지 않는 영장 없는 체포를 인정한 결과가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원칙으로 한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각주 6)

(마) 형사소송법상 체포제도가 도입되었다고 하여 피의자의 구속이 반드시 체포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즉 피의자의 구속은 체포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구속영장에 의해 구속할 수 있는 것이다.(각주 7)(각주 8) 이러한 영장을 실무상 사전영장이라 한다. 형사소송법은 체포 없이 곧바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경우 구속전피의자심문을 위하여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게 하고 있다(법 제201조의2 제2항). 반면, 체포 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하는 경우를 실무상 사후영장이라 한다.

(바) 체포·구속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형사소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하고, 남용하여서는 아니 되고(인권보호수사준칙 제14조), 체포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다음의 사항을 유의하여야 한다. ①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체포하여야 하고, ② 긴급체포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하여야 하며, ③ 체포는 자백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동 준칙 제15조).

(2)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

체포영장을 발부하기 위해서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법 제200조의2 제1항).(각주 9) 즉 범죄혐의의 상당성이 있어야 하고, 체포사유를 충족하여야 한다.

(가) 범죄혐의는 수사기관의 주관적 혐의로 족하지 않고, 제3자인 법관이 보더라도 혐의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정도, 즉 객관적 혐의가 있을 것을 요한다. 수사의 개시단계에서 주관적 혐의만으로 일단 수사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다르다. 체포영장을 발부하기 위한 범죄혐의의 정도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혐의는 유죄판결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 내지 충분한 범죄혐의라고 볼 것이다.(각주 10)

(나) 체포사유로,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을 것을 요한다. 단순히 피의자신문을 위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체포사유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는 비판이 있다.(각주 11)

그러나 실무상 출석에 응하지 못하더라도 차회 소환기일에 대해 협조한다거나 응하지 못하는 사정을 소명한 경우까지도 영장이 청구되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법문의 실제적 운용은 수사기관의 연락 자체를 받지 않는다거나 아무런 상의 없이 조사 기일에 불출석한 후 재차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즉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에 한하여 체포영장이 신청된다고 보면 옳다. 종국적으로는 체포사유가 구속사유(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보다 폭넓게 규정(출석요구에 불응하거나 그러한 우려)된 것을 구속사유와 같게 개선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한편, 다액 5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체포할 수 있다(법 제200조의2 제1항 단서).(각주 12) 수사비례의 원칙을 규정한 것으로 경미한 범죄의 경우 체포사유를 제한한 것이다.

(다) 명백히 체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체포하여서는 아니 된다(법 제200조의2 제2항). 고려사항으로는, 피의자의 연령과 경력, 가족관계나 교우관계, 범죄의 경중 및 태양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느냐이다(규칙 제96조의2). 체포의 필요성은 소극적 요건에 불과하므로, 체포의 필요성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체포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각주 13)

(라) 체포영장의 청구권은 검사에게 있으며,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영장을 신청하여 검사가 종국적으로 청구하게 된다.(각주 14) 헌법 제12조 제3항에 따른 것이다.

체포영장청구서에는 피의자의 성명·주민등록번호 등·직업·주거,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있는 때에는 그 성명, 죄명 및 범죄사실의 요지, 7일을 넘는 유효기간을 필요로 하는 때에는 그 취지 및 사유, 여러 통의 영장을 청구하는 때에는 그 취지 및 사유, 인치·구금할 장소 등을 기재하여야 하며(규칙 제95조), 체포의 사유 및 필요를 인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규칙 제96조 제1항).

만약 검사가 체포영장을 청구함에 있어서 동일한 범죄사실에 관하여 그 피의자에 대하여 전에 체포영장을 청구하였거나 발부받은 사실이 있는 때에는 다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취지 및 이유를 기재하여야 한다(법 제200조의2 제4항).

(마) 체포영장은 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사법경찰관리가 집행하며(법 제200조의6, 제81조 제1항 본문), 집행시 체포영장을 피의자에게 제시하여야 한다(법 제200조의6, 법 제85조 제1항). 다만, 체포영장을 소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피의자에 대하여 피의사실의 요지와 영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집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을 완료한 후 신속히 체포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법 제200조의6, 법 제85조 제3항, 제4항).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법 제200조의5).(각주 15)

체포영장의 집행을 받은 피의자를 호송할 경우 필요한 때에는 가장 근접한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피의자를 임시로 유치할 수 있다(법 제86조).

피의자를 체포한 때에는 변호인이 있는 경우 변호인에게, 변호인이 없는 경우 변호인 선임권자 가운데 피의자가 지정한 자에게 피의사건명, 체포일시·장소,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법 제200조의6, 제87조). 체포된 피의자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타인과 접견하고 서류 또는 물건을 수수하며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법 제200조의6, 제89조).

(바) 체포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검사는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 형사소송법 제201조의 규정에 의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법 제200조의2 제5항).

(사)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된 피의자에게도 체포적부심사청구권이 인정된다(법 제214조의2 제1항).

(아)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된 피의자를 구속영장에 의해 구속하게 되면 구속기간은 체포된 때부터 기산한다(법 제203조의2).

(자) 2014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3년 체포영장은 49,254명에 대해 청구돼 98.7%인 48,596명에 대해 발부됐다.(각주 16)

(3) 긴급체포

중대한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피의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긴급히 체포하는 경우이다. 실무상으로는 기소중지 중인 자를 불심검문 중 발견하게 되면 지명수배된 경우에 한하여 긴급체포하고 있다.(각주 17) 반면 단순히 지명통보된 경우에는 사건재개결정을 하고, 중지된 수사를 개시한다.

긴급체포는 현행범체포와 달리 시간적 접속성이 인정될 필요가 없다. 긴급체포제도 자체가 중대한 범죄를 범한 범인을 놓치는 것을 방지하는데 있기 때문이다.(각주 18) 헌법 제12조 제3항 단서,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가)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각주 19) 통상체포에 필요한 혐의와 같다. 다만 중대범죄에 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나)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어야 한다(법 제200조의3 제1항). 즉 구속사유가 존재할 것을 필요로 한다. 긴급체포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지 않는 대신 요건을 엄격히 한 것으로 긴급체포의 남용을 막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각주 20)

(다) 긴급을 요하여 판사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는 경우로서,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야 한다.(각주 21) 따라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관서에 자진 출석한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는 것은 위법하다.(각주 22)(각주 23)

긴급체포는 영장주의원칙에 대한 예외인 만큼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제1항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하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긴급체포는 법적 근거에 의하지 아니한 영장 없는 체포로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는 것이고, 여기서 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사후에 밝혀진 사정을 기초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나, 긴급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서도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그 체포는 위법한 체포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중대한 것이니 그 체포에 의한 유치 중에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각주 24)

(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에게 긴급체포를 한다는 사유를 알리고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이 긴급체포를 한 경우에는 즉시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법 제200조의3 제2항). 검사의 승인을 얻지 못한 경우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 그 외 체포시 준수사항은 통상체포에서 본 바와 같다. 다만 즉시 긴급체포서를 작성하여야 하는 점이 다르다(법 제200조의3 제3항).

(마)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긴급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는 판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가 청구하게 된다. 구속영장은 피의자를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며,(각주 25)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에는 긴급체포서를 첨부하도록 함으로써 판사는 체포시각으로부터 48시간이 지나 영장이 청구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법 제200조의4 제1항).(각주 26)

만약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하거나 청구결과 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때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법 제200조의4 제2항). 그러나 별도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필요는 없다. 따라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는 48시간 동안에는 무영장 체포를 인정하게 됨에 따라(각주 27) 결국 영장 없는 체포에 의한 인신침해가 이루어진다는 비판이 있는 바,(각주 28)이러한 비판은 타당하고 향후 입법개선이 필요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긴급체포한 피의자를 곧바로 법관에게 인치하여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각주 29)

(바) 긴급체포 되었으나 석방된 자는 영장 없이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관하여 다시 체포하지 못한다(법 제200조의4 제3항). 오직 영장체포만 가능할 뿐이다.

긴급체포한 피의자를 석방한 경우 검사는 석방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긴급체포서를 첨부하여 서면으로, 긴급체포 후 석방된 자의 인적사항, 체포의 일시·장소와 사유, 체포 및 석방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성명을 법원에 통지하여야 한다(법 제200조의4 제4항). 사법경찰관은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아니하고 석방한 경우 즉시 검사에게 보고하여야 한다(법 제200조의4 제6항). 긴급체포 되었다가 석방된 자는 기록 열람·등사를 통해(법 제200조의4 제5항) 사법판단을 구할 수 있다.

(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는 경우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등에서 피의자를 수색하거나, 체포현장에서 압수·수색·검증 할 수 있고(법 제216조), 피의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체포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법 제217조 제1항).

(4) 현행범 체포

(가) 현행범인이란 범죄의 실행중이거나 실행의 즉후인 자(각주 30)를 말한다(법 제211조 제1항). 범죄의 실행중이란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종료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실행즉후란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를 말한다. 결과발생의 유무는 관계가 없으며 실행행위를 전부 종료하였을 것도 요하지 않는다.즉후란 행위를 종료한 순간 또는 이에 접착한 시간적 단계를 말하므로 실행행위와 시간적 접착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각주 31)

만약 범인이 범행 직후 범행장소 또는 바로 인근에 머물고 있다면 접착성이 인정될 것이지만, 도보로 2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상당 시간이 지나 발견되었다면 이미 시간적 접착성이 부정될 확률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시간적 접착성은 장소적 접착성을 동시에 포함한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한다.(각주 32)

체포의 필요성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명문규정은 없으나, 대법원은 “현행범인의 체포요건으로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 시간적 접착성, 범인‧죄의 명백성(각주 33) 이외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것을 요한다”고 판시하여 적극적이다.(각주 34) 체포의 필요성은 체포의 기본원칙에 해당하고, 일본(형사소송법 제217조), 독일(제217조 제1항)의 경우에도 체포의 필요성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실무상 현행범체포가 남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체포의 필요성을 별도로 요구함이 타당할 것이다.(각주 35)

(나) 현행범이 아니더라도 범인으로 호창되어 추적되고 있는 자, 장물이나 범죄에 사용되었다고 인정함에 충분한 흉기 기타의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자, 신체 또는 의복류에 현저한 증적이 있는 자, 누구임을 물음에 대하여 도망하려 하는 자는 현행범인으로 간주하여 현행범 체포를 할 수 있다. 준현행범이다(법 제211조 제2항).(각주36)(각주 37) 다만 누구임을 물음에 대해 도망하려 하는 자를 준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준현행범 제도의 ‘準’에 부합하지 않고 수사편의를 위한 규정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각주 38)

(다)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체포할 수 있다(법 제212조).

(라) 경미사건, 즉 5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범인에 대하여는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 한하여 현행범인으로 체포할 수 있다(법 제214조).(각주 39)(각주 40)

(마) 체포과정에서 피의사실의 요지 등을 고지하여 줌으로써 절차준수를 하여야 함은 통상체포와 다를 바 없다(법 제213조의2, 제200조의5). 다만 이와 같은 고지는 체포를 위한 실력행사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달아나는 피의자를 쫓아가 붙들거나 폭력으로 대항하는 피의자를 실력으로 제압하는 경우에는 붙들거나 제압하는 과정에서 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일단 붙들거나 제압한 후에 지체 없이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961 판결(각주 41);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도11226 판결).(각주 42)

범인이 체포에 저항하는 경우 사회통념상 체포에 필요하고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실력행사를 할 수 있겠으나, 그 범위를 넘는 적극적 상해행위를 의욕하거나 감수했다면 별도의 형사책임이 따른다.

(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현행범인을 체포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 피의자를 수색할 수 있고, 체포현장에서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다(법 제216조). 그러나 법문 상 일반 사인이 현행범 체포시 타인의 주거에까지 들어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사) 일반인이 현행범인을 체포한 때에는 즉시 수사기관에 인도하여야 하지 임의로 석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법 제213조 제1항). 자칫하면 체포권 남용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가 체포한 현행범인을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각주 43) 그 기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법 제213조의2, 제200조의2 제5항).

구속하지 않거나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한 때에는 즉시 석방하면 족하므로, 긴급체포와 달리 48시간 동안 사법통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인권 무방비 상태에 피의자를 놓이게 하는바, 이러한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해 독일, 미국의 입법례처럼 피의자를 체포한 때에는 즉시 법관에게 인치하도록 하거나, 강제연행만 허용하고 조사는 법관의 사후 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하거나, 검사의 승인을 받도록 개정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각주 44)

< 각주 >

1)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0면.

2) 이러한 견해로는 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88면.

3)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1면.

4) 일본 형사소송법에는 긴급체포와 현행범체포를 인정하고 있으나, 일본헌법에는 현행범체포에 관하여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는 명문규정(제33조)을 두고 있으나, 우리나라 헌법과는 달리 긴급체포에 관하여는 사전영장의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현행법 제정 이후 한 동한 긴급체포의 위헌성이 논쟁의 대상이 되었으나, 일본최고재판소는 긴급체포제도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최고재판소 1955. 12. 14. 判決, 刑集9卷13號 2760面)｛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68면 참조｝.

5) 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82-183면 참조(위와 같은 이유에 대해 김문호 교수는, 실무에서 체포는 합법적으로 신병을 인치하여 조사를 한 다음 구속을 예정하고 있는 것인데, 소환불응이나 도주‧증거인멸의 우려는 곧바로 구속영장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로 체포영장을 활용할 실익이 없고, 또 사법적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무영장체포를 수사기관이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6)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0-241면; 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88면.

7)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1면.

8) 반면, 일본의 경우에는 체포전치주의가 채택되어 있다(제207조). 즉 수사기관이 체포 없이 곧바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경우는 없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포를 거쳐야 한다. 다만 일본도 법관에 의한 기소 후의 구속에 있어서는 기소 전의 구속과 달리 불구속피고인을 체포 없이 곧바로 구속할 수 있다(제60조)｛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75-76면; 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86면 참조｝.

9) 일본 형사소송법상 통상체포의 요건도 우리와 같이 체포의 이유와 체포의 필요성을 모두 요하고 있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66면).

10)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2면.

11) 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88면.

12) 일본 형사소송법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즉 30만엔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일정한 경미범죄에 있어서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피의자신문을 위한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불응한 경우에 한하여 체포할 수 있다(제199조 제1항 단서). 일본형법상 30만엔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로는 과실상해죄, 모욕죄 등에 한정된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67면).

13)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3면.

14) 반면, 일본은 ① 체포영장의 청구권자를 검사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즉, 통상체포의 경우 검사와 경부(警部-우리나라의 ‘경감’) 이상의 사법경찰관에게(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 긴급체포의 경우 모든 수사기관에게 사후영장을 청구할 권한이 부여되어 있고(동법 제210조 제1항), 실무상으로도 당해 긴급체포를 행한 경찰관이 직접 사후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일본범죄수사규칙 제120조 제1항). ② 그러나, 압수·수색·검증영장 및 감정유치장·감정처분허가장은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부터 현재까지 순사부장 이상의 사법경찰관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 제224조 제1항, 제225조 제2항). ③ 기본권 제한이 심각하고 남용의 여지가 매우 강한 감청(通信傍受)영장의 경우에는, 체포영장에 비해 보다 엄격한 자격제한을 가하여, 국가공안위원회 또는 도도부현공안위원회가 지정한 경시(警視-우리나라의 ‘경정’) 이상의 경찰관, 검찰총장(檢事總長)이 지정한 검사에 한하여 청구할 수 있다(범죄수사를위한통신방수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71면 참조.｝.

그러나 구속의 경우에는 체포와 달리 검사만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04조 제1항, 제205조 제1항). 위 같은 논문, 74면.

15) 미란다 경고가 실제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서는, 김민지, “한국형 미란다 경고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형사정책연구」23권 3호(통권 제9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2, 73-76면 참조.

16) 법률신문, 기사, “법원, 작년 ‘감청 영장’ 발부율 94%", 2014. 10. 23, 1면 참조.

17) 기소중지자에 대하여 검사는 지명수배(指名手配)를 할 수도 있고 지명통보(指名通報)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검사가 기소중지 결정을 하면서 지명수배 처분을 할 경우 불기소기소중지 사건기록 표지 비고란에「지명수배(체포영장)」,「지명수배(구속영장)」,「지명수배(긴급체포)」라고 기재한다{기소중지자 지명수배·통보지침(대검찰청예규 제389호) 제5조}.

지명통보가 아닌 지명수배를 할 수 있는 경우는, 검사가 직수사건을 기소중지 결정하거나 송치사건이 의견과 달라서 기소중지결정을 하는 경우 중에서「법정형이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체포영장 또는 구속영장(이하 "영장"이라 한다)이 발부된 자」및「지명통보 대상자중 지명수배의 필요가 있어 영장이 발부된 자」에 대하여 "지명수배"한다. 다만, 긴급체포를 하지 아니하면 수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고 "지명수배"할 수 있다(동 지침 제2조).

지명수배 대상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은 원칙적으로 공소시효 만료일까지로 한다. 「7일을 넘는 유효기간을 필요로 하는 취지 및 사유」란에는 <지명수배>라는 붉은색 고무인을 찍는다. 영장업무 담당직원은 영장의 유효기간 만료 5일 전까지 기소중지 사건기록을 대출받아 주임검사에게 보고하여야 하고, 주임검사는 유효기간 만료일에 영장을 재청구하여야 한다. 「재청구의 취지 및 이유」란에는 <유효기간 만료>라는 붉은색 고무인을 찍는다(동 지침 제3조).

지명수배자 소재발견 시 조치사항으로는, ① 지명수배자의 소재를 발견하였을 때에는 피의자에게 영장을 제시하고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변명의 기회를 준 후 지명수배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고 확인서를 받아 신병과 함께 수배관서에 인계하여야 하고(검찰사건사무규칙 제34호 서식 참조), ② 영장을 소지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피의자에게 범죄사실의 요지와 영장이 발부되었음을 고지하고 체포 또는 구속할 수 있다. 체포 또는 구속한 후에는 신속히 영장을 제시하여야 하며, ③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고 지명수배한 경우에는 피의자에게 긴급체포한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변명의 기회를 준 후 지명수배자를 긴급체포한 후 확인서를 받고 긴급체포서를 작성하여 신병과 함께 수배관서에 인계하여야 한다. ④ 지명수배자를 체포한 때에는 수배관서의 사법경찰관은 즉시 관할 지방검찰청에 보고하고(모사전송 또는 유선보고 가능) 피의자를 조사한 다음 체포한 때로부터 36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검사의 신병지휘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체포한 때라 함은 검거관서에서 지명수배자를 검거한 시점을 말한다(동 지침 제6조).

18)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6면.

19) 일본 형사소송법상 통상체포의 경우에는 ‘상당한 이유’이지만, 긴급체포의 경우에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로서 통상체포보다 높은 의심의 단계를 요하고 있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67면).

그러나 우리 형사소송법은 통상체포, 긴급체포 모두 ‘상당한 이유’를 요구하고 있다.

20)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6면.

21) 이것은 체포의 긴급성에 대하여 아무런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졸작에 가까운 입법이라는 평가까지 있다(차용석/최용성, 형사소송법, 제4판, 21세기사, 2013, 217면).

22)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148 판결.

23) 반대하는 견해로는 손동권/신이철, 새로운 형사소송법, 세창출판사, 2013, 244-245면. 이 견해는 조사를 받기 위하여 수사관서에 자진출석한 피의자에 대해서, 어느 정도 혐의가 밝혀지는 가운데 그를 귀가시켜서는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등의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긴급체포가 허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소환에 응한 피의자를 긴급체포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피의자가 출석하게 된 경위, 출석횟수, 출석 불응사실, 조사기간, 수사상황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4) 차용석/최용성, 형사소송법, 제4판, 21세기사, 2013, 218면;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체포 당시 구속사유가 없는 자에 대한 긴급체포 사안이다. 구체적 사실관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전략) 기록에 의하면, 수사검사는 1999. 11. 29. 피고인 1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피고인 3 및 관련 참고인들의 진술을 먼저 확보한 다음, 현직 군수인 피고인 1을 소환·조사하기 위하여 검사의 명을 받은 검찰주사보 서진*이 1999. 12. 8. 16:40경 경기 광주읍 소재 광주군청 군수실에 도착하였으나 위 피고인이 군수실에 없어 도시행정계장인 박종*에게 군수의 행방을 확인하였더니, 위 피고인이 검사가 자신을 소환하려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자택 옆에 있는 초야농장 농막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수사관이 오거든 그 곳으로 오라고 하였다고 하므로, 같은 날 17:30경 서진*이 위 박종*과 같이 위 초야농장으로 가서 그 곳에서 수사관을 기다리고 있던 위 피고인을 긴급체포하고, 그 후 같은 달 11.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때까지 위 피고인을 유치하면서 검사가 같은 달 9.과 10.에 이 사건 각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이 사건 긴급체포서에는 긴급체포의 사유로서 '긴급체포치 않으면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있음'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왜 그러한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사정이 그와 같다면, 위 피고인은 현직 군수직에 종사하고 있어 검사로서도 위 피고인의 소재를 쉽게 알 수 있었고, 1999. 11. 29. 피고인 3의 위 진술 이후 시간적 여유도 있었으며, 위 피고인도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의도가 없었음은 물론, 언제든지 검사의 소환조사에 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고, 그 사정을 위 서진*으로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할 것이어서, 위 긴급체포는 그 당시로 보아서도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제1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쉽게 보여져 이를 실행한 검사 등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잃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위법한 긴급체포에 의한 유치 중에 작성된 이 사건 각 피의자신문조서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25)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긴급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긴급체포 승인 건의와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 검사는 긴급체포의 승인 및 긴급체포의 적법성 여부를 심사하기 위하여 피의자를 검찰청으로 출석시켜 대면조사할 수 있다. 다만 검사의 대면조사는 체포의 적법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이 때 검사의 대면조사는 임의수사에 불과하므로 피의자는 검사의 출석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임동규, 형사소송법, 제9판, 법문사, 2013, 182면 참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도11999 판결).

26) 임동규, 형사소송법, 제9판, 법문사, 2013, 183면.

27) 일본의 경우에는 피의자를 긴급체포하였을 때에는 즉시 법관에게 사후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별도의 사후 체포영장이 필요 없는 우리와 대조적이다(일본 형사소송법 제210조 제1항 제2문). 영장이 발부되지 않을 때에는 즉시 피의자를 석방하여야 한다(동항 3문). 긴급체포한 피의자를 석방한 경우에도 사후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고, 실무도 이에 따르고 있다(일본범죄수사규칙 제120조 제3항). 우리는 2007년 17차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긴급체포 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피의자를 석방한 경우에는 관련사항을 법원에 통지하는 규정이 신설되기는 하였지만, 사후영장의 불청구의 문제점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67-68면).

28) 손동권/신이철, 새로운 형사소송법, 세창출판사, 2013, 246면; 차용석/최용성, 형사소송법, 제4판, 21세기사, 2013, 219면; 특히 배종대/이상돈/정승환/이주원, 신형사소송법, 제5판, 홍문사, 2013, 131-132면에서는, ‘48시간+판사의 구속영장발부의 결정기간’ 동안 무영장체포의 인신침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비록 개정 형사소송법이 구속영장의 청구를 ‘지체없이’ 하도록 하였지만, 최종적인 청구 시한은 다시 48시간으로 규정함으로써 하나마나한 개정이 되었다는 비판도 타당하다.

29) 배종대/이상돈/정승환/이주원, 신형사소송법, 제5판, 홍문사, 2013, 131-132면.

30) 명확성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로는 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88-189면. 김문호 교수는,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여 수집한 증거와 자신들의 특별한 경험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도출한 합리적인 결정”을 규정하는 것도 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31)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49면.

32) 대법원도 “범죄행위를 종료한 직후라 함은 범죄행위를 실행하여 끝마친 순간 또는 이에 아주 접착된 시간적인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체포를 당하는 자가 방금 범죄를 실행한 범인이라는 점에 관한 죄증이 명백히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현행범으로 본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7. 4. 13, 선고 2007도1249 판결;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5도7158 판결).

33) 현행범을 체포하기 위해서도 체포 당시 범죄와 범인의 명백성이 인정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다.

34)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다26807, 26814 판결;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

35) 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89-190면 참조.

36) 준현행범을 인정한 사례로는, 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순찰 중이던 경찰관이 교통사고를 낸 차량이 도주하였다는 무전연락을 받고 주변을 수색하다가 범퍼 등의 파손상태로 보아 사고차량으로 인정되는 차량에서 내리는 사람을 발견한 사례이다.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장물이나 범죄에 사용되었다고 인정함에 충분한 흉기 기타의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때'에 해당하므로 준현행범으로서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본 사례).

37) 일본의 경우에는, ① 범인으로 호창되어 추적되고 있는 때, ② 장물 또는 명백히 범죄의 용도에 제공되었다고 인정되는 흉기 기타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때, ③ 신체 또는 피복에 범죄의 현저한 증적이 있는 때, ④ 누구임을 물음에 대하여 도망하려 하는 때에 해당하는 자로 범죄의 실행을 종료한 직후라고 명백히 인정되는 자를 준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2조 제2항). 우리와 같으나, “죄의 실행을 마친 직후라고 명백히 인정되는 때”를 요건으로 명시한 점은 우리 준현행범과 차이가 있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69면 참조)

38)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50면.

39) 일본의 경우에는, 30만엔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범에 대하여는 “범인의 주거 또는 성명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또는 범인이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현행범체포가 허용된다(형사소송법 제217조). 이와 같이 일본의 경우, 경미범죄의 현행범체포의 사유로 주거불명, 성명불상, 도주우려의 3가지 예외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우리 형사소송법이 주거불명으로만 한정한 것에 비해 비교적 현행범체포가 더 용이함을 보여주는 것이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69면).

40) 미국은 Common law 상 경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체포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으며, 연방대법원은 “구금형이 없는 경죄에 대하여도 상당한 근거가 있으면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하여 상당한 근거를 요구하고 있으며, 독일 형사소송법 제127조 제1항은 현행범인이 도주우려가 있거나 자신의 신원을 즉시 확증하지 못한 때에는 영장 없는 체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92면 주45) 참조).

41) 경찰관들이 미란다 원칙상 고지사항의 일부만 고지하고 신원확인절차를 밟으려는 순간 범인이 유리조각을 쥐고 휘둘러 이를 제압하려는 경찰관들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그 제압과정 중이나 후에 지체 없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면 되는 것이므로 위 경찰관들의 긴급체포업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경우라고 본 사례이다.

42) 현행범 체포시 고지의무를 위배하였고, 체포 이후 취해야 할 조치까지 위배한 경우 직무유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판결이다. 「피고인들을 비롯한 경찰관들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도박혐의자 17명에 대해 현행범인체포서 대신에 임의동행동의서를 작성하게 하고, 그나마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석방하였으며, 현행범인 석방사실을 검사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고, 석방일시·사유를 기재한 서면을 작성하여 기록에 편철하지도 않았으며, 압수한 일부 도박자금에 관하여 압수조서 및 목록도 작성하지 않은 채 검사의 지휘도 받지 않고 반환하였고, 일부 도박혐의자의 명의도용 사실과 도박 관련 범죄로 수회 처벌받은 전력을 확인하고서도 아무런 추가조사 없이 석방한 것은 …(중략) 이는 단순히 업무를 소홀히 수행한 것이 아니라 정당한 사유 없이 의도적으로 수사업무를 방임 내지 포기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중략) 피고인들을 비롯한 경찰관들이 피의자 4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거나 현행범인체포서를 작성할 때 체포사유 및 변호인선임권을 고지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체포의 사유 및 변호인 선임권 등을 고지 후 현행범인 체포한 것임’이라는 내용의 허위의 현행범인체포서 4장과 ‘현행범인으로 체포하면서 범죄사실의 요지,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변명의 기회를 주었다’는 내용의 허위의 확인서 4장을 각 작성한 행위는 …(중략) 당시 피고인들에게 허위공문서작성에 대한 범의도 있었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다른 판단을 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43) 일본도 현행범 체포의 경우에는 긴급체포와 달리 사후에 법관의 체포영장을 발부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형사소송법 제213조 이하). 따라서 현행범을 체포한 경우, 이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이상 현행범체포에 대해 법관에 의한 사법적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우리와 같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제11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72면).

44) 김문호, “경찰의 체포권 남용방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제40집, 한국법학회, 2010. 11, 190-191면.

이상으로 대구형사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수사와 변호’를 통해 ‘강제수사의 종류: 통상체포 및 예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다수의 정보통신망법위반, 명예훼손 사건 등 형사사건을 처리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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