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 성범죄 변호사 천주현 박사(대구·경북 1호 형사전문변호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영상녹화의 활성화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27회차]

‘영상녹화의 활성화②’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화

제1절 과학수사와 디지털증거

제2절 영상녹화의 활성화

6. 증거조사

가. 신청

검사는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영상 녹화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그 조서에 기재된 내용이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부분의 성립의 진정을 증명하기 위하여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규칙 제134조의2 제1항). 이 경우 영상녹화물의 조사신청은 서면에 의하여야 한다.(각주 1)

검사는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위하여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함에 있어서는 영상녹화를 시작하고 마친 시각과 조사 장소,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진술과 조서 기재내용의 동일성을 다투는 부분의 영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시각을 기재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규칙 제134조의2 제2항). 다만, 기억환기를 위한 영상녹화물의 조사신청은 서면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각주 2)

 조사를 신청한 영상녹화물은 조사가 개시된 시점부터 조사가 종료되어 피의자가 조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마치는 시점까지 전 과정이 영상녹화된 것이어야 하고, 조사가 행하여지는 동안 조사실 전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녹화되고 조사자와 진술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규칙 제134조의2 제3항, 제4항) 영상녹화물의 재생화면에는 녹화 당시의 날짜와 시간이 실시간으로 표시되어야 한다(규칙 제134조의2 제5항).

검사는 피의자 아닌 자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조서가 자신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그 부분의 성립의 진정을 증명하기 위하여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규칙 제134조의3 제1항). 검사가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하는 때에는 피의자가 아닌 자가 영상녹화에 동의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규칙 제134조의3 제2항).

나. 결정

법원은 검사가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한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증거 채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각주 3)

다만 법원은 결정을 함에 있어 피고인 또는 변호인으로 하여금 그 영상녹화물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어 봉인된 것인지 여부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게 하여야 한다(규칙 제134조의4 제1항). 영상녹화물이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에 관한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인 제3자도 의견을 진술하여야 한다(규칙 제134조의4 제2항). 영상녹화의 적법요건을 구비하였는가의 여부는 검사가 입증하여야 한다.(각주 4)입증방법은 영상녹화물의 재생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도 수사과정의 진술을 녹화한 것을 포함한 일반적인 비디오테이프를 실제로 증거조사 할지 여부는 사실심 법관의 광범위한 재량에 맡겨져 있다. 사실심 법관의 증거조사제한에 관한 재량권 행사는 항소심에 의해 거의 그대로 승인되고 있다. 배심원에게 과도한 편견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미 연방증거규칙 제403조).(각주 5)

다. 조사방법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은 실질적 진정성립의 입증과 관련하여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증명’은 범죄사실 자체에 대한 증명이 아니므로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고 보나,(각주 6) 반드시 공판준비나 공판기일 법관의 면전에서 조사되어야 한다. 실질적 진정성립의 원칙적 입증방법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증명불능에 따른 책임은 검사에게 돌아간다.(각주 7)

법원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봉인을 해체하고 영상녹화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생하는 방법으로 조사하여야 한다. 이때 영상녹화물은 그 재생과 조사에 필요한 전자적 설비를 갖춘 법정 외의 장소에서 이를 재생할 수 있다(규칙 제134조의4 제3항).

영상녹화물의 재생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법정이 영상녹화물을 시청하는 극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법원의 우려를 감안하여 수사기관은 법정에서 영상증거물을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출하고(선택제출의 원칙), 증거로 제출하더라도 다툼이 있는 진술에 한정하여 최소한으로 재생하여(일부재생의 원칙) 그 부작용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각주 8)

공판정에서 재생하여 시청하는 경우 그 조서정리방법과 관련하여서는, 오감에 의한 인식작용이므로 검증이라 보고, 형사소송법 제49조는 검증에 관하여도 조서를 작성하여야 하므로 제51조에 따라 공판조서에는 검증을 실시하였다는 기재를 한 후에 별도로 검증조서를 만들어 공판조서의 일부로 하면 될 것이다. 법관은 원진술자의 공판정 진술과 상이하거나 실질적으로 차이가 있어(즉, 중복증거에 해당하지 않아) 증거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한하여 증거조사를 하고, 공판조서에 첨부할 검증조서에는 특정하여 재생하여 시청한 부분에 대해 법정진술과 상이하거나 실질적으로 다른 부분이 어떠한 내용이 있었다는 식의 기재를 하면 충분하다.(각주 9)

재판장은 조사를 마친 후 지체 없이 법원사무관 등으로 하여금 다시 원본을 봉인하도록 하고, 원진술자와 함께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도록 하여 검사에게 반환한다. 다만, 피고인의 출석 없이 개정하는 사건에서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요하지 아니한다(규칙 제134조의4 제4항).

라. 이의신청 및 피고인의 의견

검사·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증거조사에 관하여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법원은 이의신청에 대하여 결정을 하여야 한다(법 제296조).

‘증거조사에 관하여’란 증거조사의 절차뿐만 아니라 증거조사단계에서 행하여지는 모든 처분을 포함한다.(각주 10)

이의신청은 법령의 위반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당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도 허용된다. 다만 재판장의 증거신청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법령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한 때에만 할 수 있다(규칙 제135조의2).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각 증거조사의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고 권리를 보호함에 필요한 증거조사를 신청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야 한다(법 제293조).

마. 문제점

일관된 증거조사 방식이 없어 각 재판장의 고유한 성향에 따라 조사방식이 다양하다면 증거조사절차에서 함부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실정인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는 불측의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각주 11)

통상은 검찰이 녹화CD와 조서를 함께 제출(범행재연상황이 녹화된 CCTV 영상의 경우라면 CD와 영상캡쳐사진을 함께 제출)하고 있으나, 그와 같이 병행 제출하지 않는 검사가 여전히 있고,(각주 12) 또 이 경우 증거조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법관에게 전적으로 일임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러하다. 향후 증거제출방식과 증거조사방식을 통일적으로 입법하여야 하겠다.

가장 흔한 실무례는 조서와 녹화CD를 함께 제출(범행재연 CCTV라면 영상캡쳐사진을 제출함과 별도로 범행CD를 제출)하고, 조서에 피고인측이 동의하면 재판장의 석명에 의해 공판검사가 CD 제출을 철회하는 것이다.

만약 조서에 대하여 증거 동의하지 않는다면 진술인에 대한 반대신문이 있고 조서의 진정성립을 확인할 것이고, 별도로 재생을 통한 CD 증거조사가 있을지는 정해진 통일적 기준이 없다. 재판장의 성향에 따라 증거능력이 확보된 조서와 법정진술이 있으므로 CD에 대해서는 증거철회를 석명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진술인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에는 CD에 대한 증거조사를 하여야만 할 것이다.

7. 증거능력

우선 외국의 경우를 보면,(각주 13)

① 미국(美國)은 피의자 또는 참고인(증인)의 신문이 녹음‧녹화된 녹음‧녹화물을 진술기재서면과 동일한 방식으로 증거로 사용하고 있으며,(각주 14) 경찰관 등 조사자도 선서를 하고 당해 영상녹화물이 신문과정에서 작성된 것임을 증언할 수 있고,

② 영국(英國)의 경우, 증인의 진술이 기억이 생생한 때에 녹화되었고, 증인이 법정에서 녹화된 진술내용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영상녹화물의 증거사용을 인정하고 있으며,

③ 호주(濠州)의 경우, 녹음‧녹화되지 않은 자백은 오히려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영상녹화물을 법정에 제출하여 증거로 사용하고 있으며,

④ 프랑스(佛蘭西)에서도 영상녹화물은 특별한 제한 없이 법정에 증거로 제출되어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상녹화물은 위 외국의 경우들보다 증거로서의 기능이 제한되고 있다. 남용의 위험 때문이다.

가.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

(1) 영상녹화물에 의해 실질적 진정성립 인정

영상녹화물은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진정성립을 다툴 경우 조서의 진정성립을 위하여 영상녹화물 기타 객관적인 방법(각주 15)으로 증명하도록 하고, ‘특신상태’(각주 16)를 별도로 요구하고 있다(법 제312조 제1항, 제2항). 또한 이 영상녹화물은 기억환기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영상녹화물은 피의자의 진술내용을 사실대로 녹화하여 재생시킬 수 있는 과학적 증거방법이지만 녹화와 편집과정에서 조작의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하여 절대적 증거능력을 인정할 때에는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영상녹화물의 상영에 의하여 법관의 심증이 좌우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의 절차를 법정하고, 영상녹화물을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와 검사 및 사법경찰관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인정하고(법 제312조), 진술자의 기억이 불명확한 경우에 기억환기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하여 그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법 제318조의2 제2항).(각주 17)

(2) 영상녹화물의 독립적 증거능력(각주 18)은 부정

따라서 개정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이 촬영한 영상녹화물을 조서를 대체하는 증거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영상녹화물이 심증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 영상녹화물을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쓸 수 없게 하였다.(각주 19) 영상녹화물을 독립된 증거로 사용하는 사개추위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312조의2(각주 20)는 영상녹화물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국회 법제사법위윈회 심의과정에서 삭제되었다.(각주 21)(각주 22)

그러므로 명문의 허용근거가 없는 현행 형사소송법상으로는 조서도, 공판정 진술도 아닌 수사단계의 영상녹화물만 으로는 범죄사실을 증명함에 있어서 증거능력을 가질 수 없다. 영상물에 수록된 성범죄 피해자의 진술에 대하여 독립적(獨立的)인 증거능력(證據能力)을 인정하고 있는 특칙(特則)은 성폭법 제30조 제6항 또는 아청법 제26조 제6항에서만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상으로는 그 같은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각주 23)

한편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과 별론으로 수사기관의 위법수사를 입증하는 증거로는 제한 없는 증거능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각주 24) 남용의 위험이 없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진정성립용으로 증거자격이 제한된다는 통설적 견해에 대한 반론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진실발견에 유용한 과학적 증거방법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것은 옳지 않고,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은 성질상 피의자의 진술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와 같으므로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도 피의자 신문조서에 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각주 25)

증거능력을 폭넓게 인정하려는 이 견해는, 영상녹화물도 그 성질에 따라 같은 성질을 가진 조서와 같이 취급을 하여 전문증거에 관한 조서규정을 적용하여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어서, 조서에 준하여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의 전문증거 정의규정과 형사소송법 제311조 내지 제318조의2까지의 전문증거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면 되므로 검사가 피의자의 진술과정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은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준하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참고인의 진술과정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은 참고인진술조서에 준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것으로 이해한다.(각주 26)

(3) 실무

영상녹화물에 대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검찰자료에 따르면,(각주 27)

① 자백 피의자신문조서와 별도로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제출하여 증거동의를 통해 본증화한 시도(本證 인정 여부)로는, 서울동부지검 등 32개청에서는 본증으로 미신청, 서울중앙지검 등 10개청에서는 본증으로 신청하였으나 법원에서 본증으로 미채택, 광주지검 등 3개청에서는 총 56건 신청하여 법원에서 37건 채택, 순천지청 등 11개청에서는 총 74건을 신청하여 법원에서 전부 채택되었고,

② 조서의 진정성립 입증용(眞正成立 立證用)으로는, 서울중앙지검 등 52개청에서는 조서 진정성립 입증용으로 신청한 사례가 없었는데, 이는 영상녹화물의 존재로 인해 피고인이 조서의 진정성립을 부인하지 않아 신청 필요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검찰은 분석하고 있고, 평택지청 등 4개청에서는 총 17건을 조서 진정성립 입증용으로 제출하여 법원에서 전부 채택하였으며,

③ 기억환기용(記憶喚起用)으로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서울남부지검에서 1건 신청하여 법

원에서 채택되었으며,

④ 탄핵증거용(彈劾證據用)으로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서울중앙지검에서 3건 신청하여 2건 채택되었고, 서울남부지검에서 1건 신청하여 채택, 울산지검에서 1건 신청하였으나 미채택되었다.

나. 진술조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작성 진술조서와 사법경찰관작성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같은 요건 아래 정하고 이를 제312조 제4항에서 규정하였다.

제312조 ④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조서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이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원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또는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

이처럼 참고인진술에 대한 영상녹화물은 참고인진술조서의 진정성립 입증방법(법 제312조 제4항)이 되는 것과 별도로 증인의 기억환기용(법 제318조의2 제2항)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범죄사실 증명을 위한 독립증거로 사용할 수 없음은 앞서 보았다.(각주 28)

한편 참고인의 경우 피의자와 달리 조서작성 의무는 없으나, 영상녹화물의 용도가 조서의 진정성립으로 한정되므로 참고인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이 제출되는 이상 반드시 참고인 진술조서는 함께 작성·제출되어야 할 것이며, 따라서 위 영상녹화물을 독자적인 증거로 쓸 수는 없다(부수절차설).

8. 탄핵증거 자격

형사소송법 제318조의2(증명력을 다투기 위한 증거) ① 제312조부터 제31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증거로 할 수 없는 서류나 진술이라도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공소제기 전에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영상녹화물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진술함에 있어서 기억이 명백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기억을 환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에게 재생하여 시청하게 할 수 있다.

2007년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제318조의2 제2항은 신설되었다.

제2항의 의미와 관련하여 탄핵증거로서의 가부에 대한 학설의 대립은 다음과 같다.

(1) 탄핵증거 부정설(彈劾證據 否定說)은 법문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제318조의2 제1항과 제2항의 관계를 살펴볼 때, ① 전문법칙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부인된 전문증거라 할지라도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하여 탄핵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법 제318조의2 제1항), ② 영상녹화물은 이 원칙에도 불구하고(‘제1항에도 불구하고’) 탄핵증거로도 허용되지 않으며, ③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진술함에 있어 기억이 명백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기억을 환기시켜야 할 필요가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④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에게 재생하여 시청하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각주 29) 탄핵증거는 증거의 증명력을 탄핵하는 증거이지만 실제 재판에서 법관의 심증형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영상녹화물의 탄핵증거로 제출하는 경우에는 그 위험이 더욱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였다고 볼 수 있다.(각주 30)(각주 31)

(2) 탄핵증거 긍정설(彈劾證據 肯定說)은 원래 탄핵증거는 증거능력 없는 전문증거라도 증인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영상녹화물은 법관의 올바른 심증형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증거이며, 진실발견에 도움을 주는 과학적 증거방법인 점을 감안하고 또 공판중심주의는 진실발견을 위한 원칙이지, 진실한 증거를 허용하지 않는, 법원의 진실발견의무를 초월하는 원칙은 아닌 점 까지 고려하면 법관의 심증형성에의 영향을 우려하여 믿을 만한 증거를 탄핵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게 한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각주 32)

(3) 생각건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이 전체적으로 개정안보다 축소되어 입법된 점, 2항의 신설취지를 고려하고, 법문의 엄격해석 원칙과 확대적용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전설(前說, 否定說)이 타당하다.

부정설의 우려를 감안하여 기억환기를 위한 영상녹화물의 재생(법 제318조의2 제2항)은 검사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 한하고, 기억의 환기가 필요한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에게만 이를 재생하여 시청하게 하여야 한다(규칙 제134의5 제1항).

< 각주 >

1)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470면.

2)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470면.

3) 법원행정처, 형사소송법 개정법률 해설, 2007, 144면;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471면; 대법원 1977. 4. 26, 선고 77도814 판결.

4)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474면.

5) 오기두,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운용”, 「저스티스」통권 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96면.

6) 법무부, 개정 형사소송법, 2007, 238면.

7)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921면.

8) 법률신문, 연구논단, “독립적 수사방법으로서의 영상녹화조사”, 2010. 6. 3.

9)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조서와 영상녹화물”,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2007, 169-171면.

10)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475면.

11) 김성룡, 「형사증거법」강의내용, 경북대학교 대학원, 2010.;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471면.

12) 앞서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도5041 사안이 그러하였다.

13) 아래 내용은 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70면을 참조하였음.

14) 미국의 경우, 녹음 또는 영상녹화물의 증거허용(Admissibility of Evidence)은 연방증거규칙(Federal Rules of Evidence) 제402조에 따라 관련성(Relevancy)이 있고, 제901조에 따라 진정 성립(Authentication) 또는 동일성(Identification)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며, 제403조에 따라 증거가치가 선입견이나 혼동가능성보다 우월하여야 하고, 전문증거(제801조 이하)라는 이의제기나 다른 증거배제법칙의 위반과 같은 증거능력(Competence)도 검토한 후 허용되고 있다. 그 외 중요성(Materiality), 진술 또는 자백의 임의성(Voluntariness), 공정성과 정확성(Fairness and Accuracy), 보관의 연속성(Chain of Custody)이 추가로 필요하다(하태훈, “미국 수사과정 영상녹화제도와 영상녹화테이프의 증거능력”, 「비교형사법연구」8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6, 460-469면 참조).

15) ‘기타 객관적인 방법’은 영상녹화물에 준할 정도의 객관적인 방법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증언과 같은 인적 방법도 포함된다고 새기는 견해가 있지만, 기타 객관적인 방법은 영상녹화물과 같은 정도로 진술내용을 기계적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는 방법을 의미한다고 보므로 증언은 증인의 주관적 기억능력에 좌우되기 때문에 ‘객관적 방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봄이 마땅하다(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920-921면 참조).

16) 대법원은 ‘특신상태’에 관하여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로 판시하여 임의성과 결부시켜 주로 외부적인 정황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인식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와 관련하여 ‘조서의 전 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영상녹화하도록 규정(제244조의2 제1항)한 것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개정 형사소송법은 위와 같은 판례의 입장을 입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진술경위, 진술 분위기, 참여인 또는 대질자 존부, 진술 전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제시하여 증명하게 될 것이다(안승진, “형사소송에 있어 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신문조서를 중심으로-”,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351면 참조).

17)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36면. 그러나 이재상 교수는 법 규정의 취지를 위와 같이 해석하면서도 장차 증거능력을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605-606면 참조);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법조」56권 10호, 2007, 169-179면;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조서와 영상녹화물”,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2007, 173-174면.

18) 개정 전 형사소송법에 영상녹화물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으나, 실무적으로는 다양한 영상녹화물이 증거로 제출되었고 이에 따라 증거능력에 관한 논의가 다양하게 제시되었는데,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신문시 녹화한 진술녹화물에 대해 실질적으로 피의자신문조서와 같이 보아 피의자신문조서에 준하여 증거능력 부여 여부를 판단하는 등(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6129 판결), 서류에 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왔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682 판결). 그런데도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부터 일부 하급심 법원(서울남부지방법원 2007. 6. 20, 선고 2006고단3255 판결)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여 검찰의 불만을 사고 있고, 법무부는 2010. 12. 다시 개정안을 마련하여 수사절차에서의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하는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67-68면 참조｝.

19)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977면.

20) 사개추위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312조의2 (피의자의 진술에 관한 영상녹화물)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영상녹화물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일정한 진술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검사, 사법경찰관 또는 그 조서에 참여한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 기타 다른 방법으로 이를 증명하기 어려운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영상녹화물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영상녹화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이나 검사, 사법경찰관 또는 그 조사에 참여한 자의 진술에 의하여 조사의 전 과정이 객관적으로 영상녹화된 것임이 증명되고, 영상녹화된 진술이 변호인의 참여하에 이루어지는 등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것이어야 한다. ③ 제1항의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에는 녹취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21)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977면.

22) 그런데도, 2010년 12월의 법무부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출 경우 독립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번째 입법시도이다. (1) 검사(檢事)가 피의자를 조사한 과정을 영상녹화한 경우, ① 영상녹화물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이고, ② 피고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자신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을 인정하며, ③ 영상녹화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2)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警察)이 피의자를 조사한 과정을 영상녹화한 경우, ① 영상녹화물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이고, ② 피고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그 내용을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72면 참조｝.

23) 同旨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도5041 판결.

24)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188면.

25)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605-606면;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법조」56권 10호, 2007, 169-179면;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조서와 영상녹화물”,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2007, 173-174면; 백형구, 형사소송법률신문, 판례평석,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도5041 판결 -”, 2014. 10. 23, 11면.

26) 백형구 변호사는 참고인의 진술이 담긴 영상녹화물은 참고인진술조서에 준하여 제313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하면 된다고 보고 있다｛위 주) 같은 평석 참조｝.

27)서울동부지방검찰청, 법학교수·검찰 실무연구회 자료, 2008. 6. 3, 169-170면 참조.

28)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199-200면;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도5041 판결.

29)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978면; 류지영, “형사소송법 제312조의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중앙법학」10권 4호, 중앙법학회, 2008, 125-126면.

30) 법원행정처, 형사소송법 개정법률 해설, 2008, 143면.

31) 특히 국민참여재판이 시행된 현 시점에서는 배심원들의 심증형성에 지나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법률문외한인 배심원들은 전문법칙이나 탄핵증거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데, 탄핵증거라는 이유로 영상녹화물이 법정에 공개되면 배심원들은 시청한 내용을 근거로 유·무죄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기 쉽기 때문이다(조국,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저스티스」통권107호, 2008. 10, 187-188면 참조).

32)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654면; 정웅석, “피의자신문의 영상녹화에 관한 연구”, 「법조」57권 10호, 법조협회, 2008. 10, 21면; 안성수, 형사소송법-쟁점과 미래-, 박영사, 2009, 256-257면.

이상으로 대구 성범죄 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수사와 변호’를 통해 ‘영상녹화의 활성화②’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미성년자간음, 업무상위력간음, 청소년 강제추행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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