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범어동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공판준비단계 변호권 행사 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43회차]

‘공판준비단계 변호권 행사 ②’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화

제6장 수사서류의 증거법상 기능

제7장 수사의 객체

제2편 변호

제1장 변호인 제도

제2장 피의자 변호권 강화방안

제1절 서론

제2절 내사단계 변호권 행사

제3절 수사단계 변호권 행사

제4절 신병결정단계 변호권 행사

제5절 공판준비단계 변호권 행사

3. 공판준비과정에서의 변호권 행사

가. 제1회 공판 준비사항

(1) 기소형태에 따른 변호강약의 차이

우선 변호인은 검사의 기소방식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각각의 특성에 맞는 법정 변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무상으로는 구속(구공판)기소, 불구속(구공판)기소, 구약식 기소 등으로 구분하고 있고, 다른 기준으로는 양형기준적용대상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가) 구속기소(拘束起訴)의 경우, 공소장의 첨부서류에 변호인선임서·보조인신고서, 체포영장·긴급체포서·구속영장 기타 구속에 관한 서류가 첨부되고(규칙 제118조 제1항), 증거조사 과정에서 제출되는 증거기록 표지에는 체포·구속일자, 미결구금일수, 증거물 있음(없음) 등이 기재되어 있다.

대체로 사안이 중대한 경우이며 검찰이 실형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다. 마약사범, (특수)공무집행방해, 중한 성범죄, 뇌물죄, 조직폭력범죄, 피해액이 큰 횡령․배임․사기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 및 피해액 1억 원 이상의 형법범)가 대표적 예이다.

(나) 불구속기소(不拘束起訴)의 경우, 공소장에 불구속, 변호인 등이 기재되어 있고, 비교적 사안이 경미하고 수사에 협조한 경우, 수사단계에서 합의가 완료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 외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하여 부득이 불구속으로 기소한 사례, 검사의 판단으로 도주우려가 없다고 보아 사안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불구속기소한 경우, 쌍방이 극렬히 다투는 반면 증거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거나 고소인의 주장 역시 진술증거가 대부분인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수사단계에서 선임된 변호인이 있고 출석요구에 불응한 적이 없고, 혐의를 다투더라도 구체적 증거를 제출하고 있으며, 증거와 관련정황에 부합하는 일관된 진술로써 부인한다면 불구속 기소의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이다.

(다) 약식기소(略式起訴) 사건은 사안이 경미하여 처벌가치가 약한 경우이다. 가장 많은 것은 단순폭행, 협박, 업무방해, 단순 무면허·음주운전, 피해액이 작은 절도, 참작사유 많은 가해자에 대한 단순 성추행, 명예훼손, 모욕 등이 주를 이룬다.

반면, 만취로 인한 과도한 업무방해,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한 업무방해, 공동 업무방해, 상습적 업무방해는 구속 구공판 기소 또는 불구속이나마 구공판 기소가 적합하고, 무면허·음주·측정거부의 경합범, 사람을 사상케 하여 가중 특별법(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영역으로 넘어갔거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차량(인적 뺑소니) 또는 도로교통법이라 하더라도 사고후미조치(물적 뺑소니)의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약식사안이 아니다. 특히 약식과 구공판기소는 동종 전과가 고려되어 판단된다.

(라) 양형기준적용대상사건(量刑基準適用對象事件)은 검사가 실형을 구할 것이 명백한 사건으로 주로 죄질이 대단히 좋지 않은 경우이다.

행위방법이 좋지 않고 범죄에 취약한 피해자에 대한 범죄, 부인하는 사건의 경우 양형기준적용을 구하고 있다. 양형기준 준수를 지켜보겠으니 함부로 감경하지 말라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사문서를 위조·행사한 보험사기(범행횟수가 많기까지 한 경우 더욱 그러하다), 문서를 위조·행사한 소송사기 및 그 미수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변호인이 가장 유의하여 변론준비를 해야 할 사건은 구속기소 사건이면서 양형기준적용대상사건이다. 최대한의 양형주장사유를 찾아놓고, 부인 사건의 경우라면 증거조사절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증인신문이 예정된 사건일 경우 미리 탄핵에 성공할지에 대해서도 계산해 두어야 한다.

다음으로 방심할 수 없는 사건은 불구속기소 사건으로 양형기준적용대상사건이다. 역시 엄정한 양형판단을 받겠다는 것이 검사의 입장이므로 재판부로서도 확실한 양형인자를 확인할 때에만 가볍게 처벌하게 된다.

(2) 변호인의 역할

기소된 피의자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구속사안 이었다가 불구속 기소된 피고인은 수사단계의 변호인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이제 집행유예 판결을 향해 나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변호인으로서는 이제 그간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수사 변호한 내용이 법정변론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여야 한다. 그 첫 단계는 공소장과 증거기록의 확보이고, 두 번째는 그 검토이며, 세 번째는 공소사실 및 증거인부절차이며, 네 번째는 증거조사절차의 대비이며, 다섯 번째가 새로운 양형인자를 찾는 과정이다.

둘째, 수사 중 구속이 된 후 결국 구속을 풀지 못하고 기소된 피고인은 즉각 재판단계 변호인을 새롭게 선임한다. 신뢰관계는 더 이상 없다. 변호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항변할 기회도 없다.

참고로 수사변호의 결과 구속을 면함은 물론이고 약식 기소된 피고인은 ‘정식재판 청구냐, 벌금액 납부냐’만이 남았을 뿐 추가로 변호인의 도움은 필요 없다.

아래에서는 피의자와 변호인의 신뢰관계가 유지되어 공판변론에 대한 위임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제1회 공판준비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다. 다만 이것은 법상의 공판준비기일절차(법 제266조의5 내지 13)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처분결과 후 제1회 공판기일에 앞서 수사변호를 담당하였던 변호인이 그대로 재판단계의 변호인으로 활동할 경우를 상정하여 법정 외의 공판준비모습(法廷外 公判準備)을 서술하고 있다.

(가) 공소장 확보 및 증거서류의 열람·복사

제1회 공판기일 전 담당 재판부가 정해지고 나면 제1회 공판기일 전 해당 재판부에서 피고인에게 공소장 부본을 송달(각주 1)하나, 그와 같이 기다려서는 재판변론준비가 소홀할 수밖에 없으므로, 미리 검찰청(각주 2) 또는 법원에서 공소장을 발급받음이 좋다. 통상은 공소장의 등사는 법원, 증거기록의 등사는 검찰로 가게 된다. 증거기록에 대해서는 공소장일본주의로 인해 증거조사 전에는 검찰에 있기 때문이다.

검찰 증거기록의 열람·등사시 일어나는 법규위반적 등사문제는 앞서 제2편 제1장 제2절 2.의 다.항에서 상세히 살핀 바 있다.

등사기록은 여지없이 제3자의 이름과 주소 등 인적사항이 삭제(각주 3)되어 있어 실제 기록검토시 향후 공판계획을 수립하는데 적지 않은 불편이 있다.

(나) 증거기록 검토 및 피고인 접견

1) 증거기록에 대한 검토를 충분히 마치기 전에 피고인을 만나 변론방향을 상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여 피고인의 진술내용을 모른 채로는 피고인과 계획수립을 할 수 없는 까닭이고, 수사 중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수사의 단서 및 수사과정을 이제야 비로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기록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하여야 하지 고소장을 본 후 바로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로 넘어가는 방법으로 요령을 부려서는 곤란하다. 그와 같은 방식은 정말 급한 경우에만 해야 할 일이다.

기록검토시 증거목록을 상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거기록 앞에는 검사가 제출할 증거의 목록이 작성되어 있다. 이를 먼저 훑은 후 고소인의 진술이 몇 회 있는지, 피의자는 몇 차례 신문을 받았으며 그 중 대질조사는 몇 차례 받았는지를 살피고,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자백” 또는 “공소사실 대체로 자백” 또는 “공소사실 부인” 또는 “공소사실 일부 자백, …에 대해서는 부인”, 또는 구체적으로 “기망행위 부인” 또는 “편취의사 부인” 등의 검찰의견이 기재되어 있다. 종래 증거목록은 입증취지가 상세히 쓰여 있지 않은 채 무엇을 위해 제출한 증거인지를 법관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모두 들여다보아야 알 수 있었으나, 최근 갈수록 상세해져 증거목록만으로도 대부분의 증거 내용을 미리 알 수 있게 되었다.

2) 위와 같이 상세히 증거목록을 살핀 후 성실히 기록을 완독하고 나면, 대체로 수사과정에서 변호인이 알지 못했던 세부사항이 나타나게 된다. 예컨대, 피의자가 말해온 피해금액보다 훨씬 크다든가, 행위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한 기망수단이 있었다든가, 피고인이 피해자와 바깥에서 나눈 대화가 녹취되어 있으며 그 내용 중에는 명백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있다든가 하는 내용을 추가로 발견하게 된다. 이 정도를 파악하고 나서 피고인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증거인부와 입증계획을 준비하고, 가능한 피해변제의 범위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피고인을 설득할 수 있고, 합리적 수용 안을 준비할 수 있다. 강력히 부인하던 피고인도 녹취록과 자신에게 명백히 불리한 참고인들의 진술조서를 보고 자백으로 방향을 돌리거나, 피해변제를 준비하거나, 증거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태도의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철저히 준비된 상태로 피고인과 만나야만 거짓말 변론을 할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앞뒤 사정을 모르고 법리에만 능한 변호인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사람이다.

한편, 구속 피고인이라면 미결 상태로 관할법원 내 구치소에 수감 중인데, 아무리 늦어도 공판기일 일주일 전까지는 접견을 마쳐야 할 것이고, 성실한 변론을 준비한다면 그 전에 한 번, 피고인신문사항과 의견서가 완성된 상태로 그 즈음 한 번, 이렇게 두 번 가량은 피고인을 접견함이 좋다.

(다) 공소사실 인부 및 증거 인부절차 준비

1) 공소사실의 인부

사실의 인부는 참으로 어렵다. 매 사건마다 어렵다. 피고인은 부인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데 변호인은 법정에서 그 내용을 정확히 법률적으로 승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인할 경우 그 형태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진술대로 재판부에 그대로 전달하여서는 안 된다. 대체 무엇을 부인하는 것인지 재판부로 하여금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항소사유의 적용에도 같다.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오인인지, 법리오해인지, 양형부당인지 정확히 구별하기 위해 애쓴 후 주장사실을 정리하여 변론하여야 한다. 다만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는 정확히 구분이 되는 사건이 있는 반면, 정확히 구분되지 않고 동시에 주장하여야 할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로는, 예컨대, 피해자가 먼저 흉기로 피고인을 구타하여 피고인도 피해자를 구타하게 된 경우 정당방위 상황이 있었는데도 원심이 그 점을 간과하였다든가, 피고인이 피해자를 구타하게 된 것이 사실은 피해자의 흉기휴대폭행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일 뿐인데도 원심이 함부로 과잉방위로 인정하여 정당방위의 적극적 추진원리를 간과한 경우에 있어 정당방위상황에 대한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실오인으로 인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위법한 결론에 다다른 것으로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동시에 주장하여야 하는 것이다.

공소사실 인부는 재판부가 조서로 정리하기 위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부인(否認) 의견은 다음과 같이 정확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

“그러한 사실 자체가 아예 없으므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바입니다.”

나) 대체로 사실이 맞으나, 과장되었거나 일부는 그런 사실이 없었던 경우

“대체로 사실이 맞으나, …부분은 과장되었거나 사실과 다르므로 부인하는 바입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같은 일시, 장소에서 만나 대화하던 중 피해자의 뺨을 한 차례 때린 것은 사실이지만, 갑자기 욕설을 하며 피해자를 때린 것이 아니고 피해자가 먼저 심한 욕을 하며 삿대질을 한 까닭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우발적으로 범행에 나아간 것입니다.”

다) 대체로 사실이나, 공소사실과 같은 방식으로 기망하지 않은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를 같은 일시, 장소에서 만나 돈을 빌린 것은 사실이나, 그와 같은 말을 하여 기망한 것은 아니므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바입니다.”

라) 사실이나, 피고인의 속마음으로는 착복할 생각이 없었던 경우

“객관적 사실은 맞으나, 피고인에게는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으므로 부인하는 바입니다.”

마) 사실이나, 위법성조각사유나 책임조각사유가 있는 경우

“객관적 사실은 맞으나, 피고인에게는 ……위법성조각사유(또는 책임조각사유)가 존재하여 부득이 그와 같은 행위에 나아갔습니다.”(각주 4)

가장 어려운 경우는 일부가 과장되었거나 사실이 아닌 것이어서 부인하는 취지(趣旨)의 의견을 진술할 경우이다(위 나)의 경우).

이 경우 재판부에서는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인지, 정상 또는 경위에 참작하여 달라는 것인지’ 묻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변호인 중 일부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몰라 당황하게 되고(부인했는데 왜 또 묻느냐는 의문으로), 재판부와 갈등을 빚게 된다. 심지어 재판부가 미리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인지, 정상 또는 경위에 참작하여 달라는 것인지’를 말하여 답의 힌트를 주지 않고, 막연히 “정확히 부인하는 취지가 무엇인가”라고만 되묻게 된다면 변호인은 더욱 당황하여 입이 떨어지지 않게 된다. 첫 기일에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변호인은 미리 공소사실 인부를 잘 준비하여 일부 부인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이라서 반드시 부인하여 밝혀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면 즉, 공소사실의 중요부분으로 반증 시 공소가 유지될 수조차 없는 것일 경우에는 철저히 부인한 후 반증하여야 하며, 그렇지 아니한 것에 대해서는 경위에 참작하여 달라거나 정상에 참작할 것으로 추후 자료제출을 하겠다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결국 실무상 공소사실 일부가 다른 점이 있다는 주장은 (1) 그 부분에 대한 적극적 무죄 주장, (2) 사정이 그러하다는 점을 양형에 반영해 달라는 주장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이고, 그 중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할지에 대해 변호인은 감각적으로 한 번에 잘 판단해야 한다.

만약 (1)과 같이 일부 사실에 대해 적극적 무죄 주장을 하였다가 그 점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정상에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경합범에서 일부 죄에 대해 무죄변론을 하였으나 유죄가 그대로 선고될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므로 (2)와 같이 객관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이 점 양형에 반영해 달라는 사건은 그 외 대부분의 사건으로 볼 수 있고, 안전한 변론방식이 될 것이다. 예컨대, 전체적으로 돈 빌릴 당시 지불능력이 없었던 것은 맞지만, 공소사실의 기망행위와 같이 말한 것은 아니므로 범행경위에 참작하여 달라는 변론이다. 대부분의 변호인들은 너무나 억울하다며 적극 다투어 달라는 일부 사건을 제외하고는 후자의 방식과 같은 안전한 방식으로 변론을 하게 된다.

2) 증거의 인부

증거기록 전체를 충실히 검토한 후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로서 부동의 하여야 할 증거는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여야 한다. 대체로 고소인 및 불리한 참고인의 진술을 부동의 하여야 할 것이다. 서류의 형태는 고소장, 고소보충이유서, 참고인 진술조서 등 다양하나, 부동의 한다는 방식은 다르지 않다. 불리한 증거물에 대하여도 부동의 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다만 수사보고서(搜査報告書)의 경우는 실무상 어려움이 많다. 별 내용이 없는데도 부동의 한다면 작성자에 의한 진정성립 절차가 필요하므로 재판부로서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반기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도 무턱대고 동의할 수도 없다. 워낙 다양한 수사보고서가 존재하므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기본적으로 피고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전문진술이 담긴 사법경찰관의 수사보고에 대해 부동의할 경우 그것은 제313조(각주 5)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경우 수사보고에 진술자의 서명·날인이 있어야 하고, 원진술자가 법정에 나와 성립의 진정을 인정해야만 증거능력이 있으므로 이를 부동의할 경우 증거싸움에서 유리하다고 할 것이다.(각주 6)

또 진단서나 녹취록에 대해서도 수사보고서에 준하여 일응의 기준을 갖고 대응해야지, 무조건적 부동의도, 분위기에 눌린 동의도 아니 된다 할 것이다.

참고로 아직도 변호인 석에서 구술로 몇 번 증거, 몇 번 증거는 부동의 한다는 방식으로 인부진술을 하는 경우도 흔한데, 신속한 재판을 위해 미리 증거인부에 대한 서면을 제출함이 바람직하다. 공소사실 인부 역시 사전에 의견을 밝힐 경우 제1회 공판기일에서 신속히 증거조사로 넘어갈 수 있고, 재판부도 변호인의 공판협조에 대해 우호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어 결국은 피고인의 이익으로 돌아가게 된다.

(라) 증거인부에 따른 검찰 측 증거에 대한 탄핵준비

부동의 증거에 대해 (증거를 철회할 생각이 없는 한) 검사가 증인신청을 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기록을 다시금 검토하여 참고인들의 각 진술이 공소사실 인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 증거가치, 탄핵성공가부에 대해 생각해 두어야 한다. 재판과정 중 조서의존 관행의 현실에서, 부동의 진술증거에 대비하여 참고인을 탄핵하려 하여도 웬만해서는 그 효과가 미미한 점을 고려하면 당연하다. 소정 외로 합의라도 보았다면 모를까 갑자기 참고인이 수사기관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은 좀체 없다. 즉 반대신문의 기회를 얻었으되, 실제 반대신문을 통한 탄핵에 성공하여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것이고, 증인 출석으로 진정성립의 여부만을 확인한 꼴이 되기 십상이다.(각주 7)

또 증거인부시 불리한 진술에 대해 대거 부동의 하였으나, 증인신청이 다수 필요한 사실을 알게 된 재판부로서는 일일이 다 증인으로 불러야 할지를 놓고 검사 및 변호인과 상의하게 된다. 따라서 양보가 가능한 증거는 무엇인지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미리 증인신문사항을 만들어 둘 필요는 없다. 종래에는 신문 전 신문사항을 기재한 서면을 미리 법원에 제출하였고 이것이 구 형사소송규칙 제66조에 따른 것이었다고 하나, 현재 이러한 신문사항 사전 제출은 구두주의적 재판심리원칙에 모순되는 관행이어서 현행 개정 형사소송규칙에서는 신문사항 제출 규정을 개정하여 원칙적으로 신문사항의 사전제출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요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 신문사항을 사전에 제출할 필요가 없으며 재판장이 사전에 그 제출을 요구하는 것도 부당하다(규칙 제66조).(각주 8)

(마) 피고인 측의 적극적 반증 및 증인신청 준비

변호인은 위와 같이 피고인의 유죄 공소사실과 유죄증거에 대해 인부하고, 검찰 측 증인을 탄핵하기 위해 존재하는 소극적 제도가 아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최소한의 방어전략을 수립하였다면, 이제는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하지 못했던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출하여 주어야 한다. 무죄를 다투기 위함이다.

인적 증거와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측 증인에 대한 신청과 신문이 중요하다. 수사기관에서 피의자의 억울한 점을 밝혀 줄 참고인이 출석하지 못했던 경우 피고인측의 증인으로 신문준비를 하여야 하며, 설령 검찰 진술을 하였던 참고인이더라도 충분히 진술하지 못한 것이 있을 경우 증언의 필요성이 있음은 물론이다.

한편, 공동피고인의 경우에도 그에 대한 신문준비를 하여 피고인만 억울하게 주범으로 몰려 있거나, 피고인만 가해자가 되어 있는 점에 대해 사실이 아닐 경우 적극 밝혀야 할 것이다. 다만 공동피고인에 대한 신문은 통상 귀책전가를 통한 양형 반영정도에 불과하다. 공판실무는 변론을 분리하여 증인선서를 하게 한 후 상피고인을 신문하고 있다.(각주 9) 이에 대하여 변론분리를 기준으로 위증의 벌을 경고함은 상피고인(특히 공범)의 진술거부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견해가 있다.(각주 10)

< 생각할 점 >

실무상 증인신청에 대한 채부와 관련하여 재판부의 자의적 처리방식에 당사자들이 불만을 갖는 경우가 흔하였다.

그간 증거채부와 관련하여 민사든, 형사든 딱 부러진 채부결정의 기준이 없어 법관과 변호인간 크고 작은 마찰이 있어온 점에 대하여, 최근 대법원이 개선책을 내놓았다. 2014. 3. 2.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원행정처장이 발표한 재판제도 개선과 관련한 ‘로드맵’에는, 법에서 정한 증거채부의 기준을 구체화해 재판부마다 편차를 줄이도록 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법원은 필요성이나 관련성이 부정되는 유형을 제시하고, 같은 증인에 대해 재신문을 할 때의 기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채부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계획이라고 한다.(각주 11)

진작에 통일된 기준을 상세하게 마련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증거채부(민, 형사)나 실권효 각하(민사) 등 당사자에게 절대적 영향을 주는 증거조사방식과 관련한 절차들을 그간 각 법관들의 양심에 맡겨두었던 것에 대한 반성적 측면으로 바람직하다고 본다.

현재 증거의 채택결정에 대해 이의할 수는 있으나 그 이상의 불복방법은 없다. 다만 증거채택에 대한 결정이 잘못되어 그로 인하여 사실오인 등 항소사유를 발생시킨 경우 항소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심 중 제1심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며, 불필요한 남상소를 촉발할 뿐이므로 조속히 대법원의 로드맵이 법규화될 필요가 있다.

(바) 양형자료 제출 준비

양형자료의 기본은 형법 제51조가 기준이 될 것이다.(각주 12) 양형기준이 시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양형기준상의 여러 양형인자의 존부 및 정도를 공판기일에서 현출할 필요가 크다.(각주 13)(각주 14)

법관(法官)은 양형기준 적용대상 사건의 경우, 양형기준표상의 양형인자의 존부를 수사기록과 피고인이 제출한 의견서, 공판정에서의 소송관계인의 진술 및 제출자료, 양형조사관의 조사결과 등을 통해 파악하고, 공판검사(檢事)는 대부분의 양형기준 적용대상 사건에 관하여 ‘양형기준 적용표’라는 제목으로 양형기준에 설정된 양형인자 중 어느 것에 해당되는지와 그로 인해 도출되는 권고 형량범위와 실형/집행유예 권고여부에 관한 의견을 정리한 표를 제출하고 있는데도, 변호인(辯護人)은 아직 양형기준에 기초한 주장을 효과적으로 주장‧입증하는 관행이 정착되지 못하였다는 평가가 있다.(각주 15)

따라서 이러한 변호권 행사의 문제점을 개선시키는 방안으로 몇 가지가 제안되고 있다. 첫째, 소송관계자들에 대하여 관련 양형인자의 존부, 정도에 대한 의견 제출을 독려하는 방안, 둘째, 별도로 양형심리기일을 운영하여 검찰 측과 피고인측이 양형기준에 관련된 충분한 주장‧입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공판단계이분론 또는 양형절차분리론), 셋째, 판결전조사제도를 활용하는 방안,(각주 16) 넷째, 전문심리위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몇 가지 방법은 양형심리로 인하여 소송기간의 장기화, 범죄사실과 양형사실의 중복 심리로 인한 불필요한 절차반복, 양형인자에 대한 견해 차이로 인해 항소가 증가할 우려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각주 17)

통상 주된 양형 자료로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 특히 범행의 우발성, 범행의 방법, 피해의 결과, 범행 후 정황, 평소 피고인의 일반정상자료 등이 될 것이다. 현재 가장 강력한 양형자료는 합의서 또는 피해변제증거인데, 재판장의 성향에 따라 다를 것이나 형사단독 중 일부는 피해변제를 지나치게 강조하며 형에 반영될 것이라는 말을 하여 심리 내내 공포분위기를 만들어 결국 피고인들이 피해변제를 하고 판결을 받는 경우가 있다. 공정한 재판의 이념 및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향후 이러한 재판관행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법원의 기능 중 피해회복과 조정의 기능이 강조되는 경우가 있으나, 그것이 형사법관의 주된 책무여서는 아니 된다.

나. 수사서류의 증거로서의 기능

변호인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사실을 인부하고 증거에 대해 인부하는 과정에서 증거조사계획까지 세워야만 하는데, 그 과정에서 증거기록에 편철된 다양한 수사서류의 증거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증거법의 명확한 이해의 필요성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본서는 앞서 제1편 제6장에서 수사과정 중 작성될 수 있는 다양한 수사서류가 어떠한 증거능력을 요건으로 하는지와 관련하여 현행 증거법 규정 및 대법원 판례를 분석하였다.

< 각주 >

1) 중국에서도 개정심리의 결정을 한 인민법원은 늦어도 개정 7일 전에 기소장의 등본을 피고인에게 송달하여 소추되고 있는 범죄행위와 원인을 이해시켜 변호준비 및 변호인과의 연락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이만희, “중국의 사법절차에 있어서 인권보장”, 「형사정책연구소식」제14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2, 10면 참조).

2) 통상 검찰에서는 기록이 이미 법원에 전부 송부되었으므로 법원에 가서 공소장 열람·등사할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불기소이유서만 검찰 전산에 입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공소장도 분명 전산에 입력되어 있어 그 즉시 출력하여 주면 되는 것인데도 법원으로 발길을 돌리라고 안내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처분결과에 대한 이유서를 발급받는 것으로, 불기소이유서를 발급받는 것과 공소장을 발급받는 것은 아무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3) 반면 재판장이 보게 될 원본기록에는 당연히 피해자, 인적사항, 전화번호 등이 삭제 없이 나타나 있다.

4) 실무상 범죄불성립사유(정당방위, 정당행위, 긴급피난 등의 위법성조각사유 및 심신상실, 금지착오 등의 책임조각사유), 법률상 감경사유(음주명정 등 심신미약, 중지미수, 자수) 등은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 변론 요소이다.

5) 형사소송법 제313조 (진술서등) ① 전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이거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단,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

6) 울산지방법원 2013. 12. 20, 선고 2013고단2999 판결.

「1. 수사보고서 등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가. 피고인 A는 수사보고서인 증거 순번 18, 20, 25, 27, 38, 71, 79와 수사기관에서작성한 문서인 증거 순번 74, 76을 증거로 사용함에 동의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대하여 검찰은 그 작성자인 검찰수사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나. (1) 위 증거들 중 증거 순번 27, 79는 참고인 또는 피의자의 진술이 포함되어 있는 수사보고서로서 전문증거에 해당하는바, 그 수사보고서가 형사소송법 제311조, 제312조, 제315조, 제316조 의 적용대상이 되지 아니함이 분명하므로 결국 제313조 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하여야만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수사보고서가 제313조의 적용대상이 되기 위하여는 그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있어야 함에도(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도2742 판결 참조) 위 수사보고서는 그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원진술자는 물론이고, 검찰수사관의 진술만으로는 그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

(2) 그리고 증거 순번 18, 20, 25, 38, 71은 증거서류를 첨부하면서 그 증거서류에 관한수사기관의 판단 또는 의견을 기재한 수사보고서인바, 이러한 수사기관의 판단 또는 의견은 당해 증거서류에 관한 증거조사과정상의 설명(제291조) 또는 검사의 의견진술(제302조)에서 주장되어야 할 내용일 뿐이다. 형사소송법상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규정들은 사실인정의 기초가 되는 경험적 사실을 경험자가 직접 법원에 진술하지 않고 다른 형태로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경우에 적용하기 위한 것으로서, 경험적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 수사기관의 판단 또는 의견이 기재된 서류는 그 규정들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설령 작성자인 검찰수사관의 진정성립에 관한 진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

(3) 마지막으로 증거 순번 74는 수사기관이 법률위반행위라고 판단한 행위의 횟수 등을 정리한 표이고, 순번 76은 각 위반행위에 배출부과금이 부과되었다면 얼마였을지 계산근거를 기재한 서류로서 이 역시 경험적 사실에 관한 것에 해당하지 않아 전문증거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들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순번 74는 그 작성자조차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여 형사소송법 제313조 에 의한 진술서로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

위 판결은 울산지방법원 2014. 5. 9, 선고 2014노50 판결에 의해 확정되었고, 피고인 일부는 면소, 피고인 다수는 형 감경, 피고인 일부는 무죄 확정되는 과정에서 위 수사보고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원심과 달리 판단한 것은 없었다.

7) 현재와 같은 조서의존재판에 대해 비판하는 同旨의 견해로는 권영법, “현행 조서관련 규정에 관한 비판적인 고찰- 비교법적인 고찰을 통한 현행 규정의 검토와 대안의 모색을 중심으로 -”, 「저스티스」통권 제131호, 한국법학원, 2012. 8, 204면, 235-236면.

8) 오경식,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진술거부권에 대한 연구-증인으로서의 피해자와 신문의 대상으로서의 피의자‧피고인을 중심으로-”, 「피해자학연구」19권 1호, 한국피해자학회, 2011. 4, 331면에서는 구두주의를 시행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의 경우에도 검사나 변호인이 미리 법원에 신문사항을 제출하는 경우는 없다고 소개하고 있다.

9) 대법원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당해 소송절차에서는 피고인의 지위에 있으므로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없으나,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일관되게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2295 판결; 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도2449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2661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3300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09도11249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6848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028 판결); 同旨의 견해로는 강구진, 형사소송법원론, 학연사, 1982, 446면; 정영석/이형국, 형사소송법, 법문사, 1994, 396면; 차용석, 형사소송법연구, 박영사, 1983, 305면; 염정철, 형사소송법 신고판, 법문사, 1980, 218면; 심희기/양동철, 신형사소송법판례, 홍문사, 2009, 510-511면; 정영석, “증인적격, 증인거부권”, 「고시계」, 1985. 1월호, 111-118면.

10) 수원지방법원 2008. 4. 1, 선고 2008노869 판결; 공범관계의 경우에는 서로 책임을 타의 공범자에 전가시킬 위험성이 있고 자기 자신의 사건에 관하여 증인으로 되는 것으로 되어 증인으로 될 수 없으나, 공범 아닌 공동피고인으로 보아야 할 경우, 즉 자기의 피고사건과 실질적 관련이 없는 사건이거나 공동피고인 상호간에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경우에는 공동피고인이라도 증인신문을 할 수 있다고 보는 同旨의 견해로는, 노명선/이완규, 형사소송법,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09, 402면; 배종대/이상돈, 형사소송법, 제7판, 홍문사, 2006, 491면; 백형구, 형사소송법강의, 8정판, 박영사, 2001, 719면; 백형구, 알기쉬운 형사소송법, 4판, 박영사, 2007, 172면; 백형구, 형사소송법 조문해설, 한국사법행정학회, 2008, 131면; 송광섭, 형사소송법, 유스티니아누스, 1997, 280면;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731면; 신양균, 형사소송법, 법문사, 2000, 591면; 이재상, 신형사소송법, 제2판, 2009, 463면; 임동규, 형사소송법, 제2판, 법문사, 2003, 283면; 정웅석, 형사소송법, 4판, 대명출판사, 2007, 701면.

참고로, 대법원은 합동범(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도917판결), 공동정범(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도1939판결; 대법원 1996. 3. 8, 선고95도2930 판결), 뇌물을 주고받은 필요적 공범의 형태인 대향범(대법원 1985. 6. 25, 선고 85도691판결)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으로 보았고, 절도범과 그 장물범에 대해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제3자로 보고 있으며(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도7601판결), 각각 다른 별개의 범죄사실로 기소되고 다만 병합심리된 것 뿐인 경우(대법원 1979. 3. 27, 선고 78도1031판결), 맞고소 사건의 경우처럼 상호간 이해가 상반된 공동피고인의 경우(대법원 1982. 9. 14, 선고 82도1000판결)에는 제3자성을 강조하여 공동피고인의 법정진술은 증인신문절차를 통해 증언으로서 증거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1) 법률신문, 기사, “증거채부 기준 설정‧법정녹음 확대‧민사판결서 공개”, 2014. 4. 7.자, 3면.

12)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1기, 2기, 3기, 4기 양형기준이 이미 각급 법원에 무사히 자리 잡고 있다는 점, 양형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해 검찰과 법원 간 대립된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양형기준에 충분한 기속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 있다. 대법원의 양형기준은 형법 제51조를 참작하여 각 범죄유형별, 행위태양별, 피해정도별로 기준을 정립한 것이다. 이에 더 나아가 앞으로는 양형심리를 충실히 하여 양형에 대한 법정공방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이에 대해서는 법률신문, 기사, “증거채부 기준 설정‧법정녹음 확대‧민사판결서 공개”, 2014. 4. 7.자, 3면 참조).

13) 양형불균형은 종래부터 문제가 되어 온 부분으로, 양형기준제가 시행되기 전인 1995년 이재홍 변호사(당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부장판사, 2011년 서울행정법원장 퇴임)는 형사사건의 대부분이 자백사건인 만큼, 사실상 형사재판의 중요한 부분은 양형에 관한 심리이고 이에 대한 개혁 작업이 사법개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이재홍, “사법제도의 세계화 추진방향”, 「형사정책연구」제6권 제1호(통권 제2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5, 9-14면 참조}.

14) 양형기준이 도입되기 전 우려의 목소리로 비판한 견해는, 양형기준이 외부로 노출될 경우 개개 사건의 특수성을 알 수 없는 피고인의 가족이나 일반국민들로부터 외면적으로 나타난 양형편차만을 근거로 또 다른 비난의 근거를 제공할 것이며, 이러한 지침이 있다면 자연히 이에만 의존하게 되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는 결론에 이를 것으로 보면서, 재판을 법관이 아닌 컴퓨터가 하는 이른바 ‘pocket justice'가 될 것이라는 논거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 대해 이재홍 변호사는, 위 논문 15면에서 양형기준제를 도입하여 오히려 사법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더욱 확보될 것으로 전망하였다{이재홍, “사법제도의 세계화 추진방향”, 「형사정책연구」제6권 제1호(통권 제2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5, 13-15면 참조}.

15) 김청미, “양형기준에 대한 이해”, 대구지방변호사회 변호사의무연수교육자료, 대구지방변호사회, 2012. 11, 10-11면.

16) 2008. 12. 26. 보호관찰에 관한 법률 제19조 개정으로 성인범에 대해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시행.

17) 김청미, “양형기준에 대한 이해”, 대구지방변호사회 변호사의무연수교육자료, 대구지방변호사회, 2012. 11, 10-11면 참조.

이상으로 대구범어동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해 ‘공판준비단계 변호권 행사 ②’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인권옹호직무방해, 공무상비밀표시무효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