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범어동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고소대리_참고인조사와 변호인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54회차]

‘고소대리_참고인조사와 변호인의 역할’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화

제6장 수사서류의 증거법상 기능

제7장 수사의 객체

제2편 변호

제1장 변호인 제도

제2장 피의자 변호권 강화방안

제4절 고소대리

5. 참고인 조사와 변호인의 역할

가. 참고인조사

참고인에 대한 출석요구와 진술조서의 작성방법은 대체로 피의자신문과 같다. 다만 참고인에 대하여는 진술거부권을 고지할 필요가 없는 점, 또 참고인에 대한 조사시 동의를 얻어야만 영상녹화가 가능한 점이 피의자신문과의 차이이다(법 제221조). 개정 형사소송법에서는 참고인진술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하여 원진술자의 진술 또는 영상녹화물 기타 객관적인 방법으로 증명되고, 피고인의 반대신문 기회가 보장되며, 특신상태가 증명된 경우에 증거능력을 부여하고 있는 점은 앞서 살펴보았다(법 제312조 제4항). 이러한 참고인의 조사과정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은 참고인의 기억이 명백하지 않을 경우 기억 환기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법 제318조의2).

수사기관은 참고인을 상대로 다음과 같은 점을 조사하게 된다. ① 피해자의 피해상황, ② 범죄로 인하여 피해자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 ③ 피해회복의 여부, ④ 처벌희망의 여부, ⑤ 피의자와의 관계, ⑥ 그 밖의 수사상 필요한 사항이다(범죄수사규칙 제69조).

참고인을 조사하는 경우에도 수사과정을 기록해야 함은 피의자신문과 같다(법 제244조의4 제3항).

나. 변호인의 역할

고소장을 접수하여 사건이 배당되면 참고인 조사부터 먼저 실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사관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범죄혐의의 유무를 밝히는 일이다.

경찰관은 조사에 있어 능숙한 경험자인 반면, 고소인은 대체로 법률에 문외한일 뿐만 아니라 사건에 대한 진술이 객관적이거나 논리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때로는 경찰관의 질문이 무엇을 의욕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여 동문서답할 때도 있고, 질문 속의 숨은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오히려 범죄불성립 진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그렇다면 피고소인은 처음에는 돈을 줄 생각으로 물건을 공급받은 것으로 생각되지요?”라는 질문에 고소인이 “네”라고 답변함으로써 사기죄 성립이 불가능한 상태로 조사가 끝나는 경우가 그것이다.

고소인이 그와 같이 대답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질문 이전에 이미 미지급금이 있다는 사정과 자신이 물건을 공급한 것이 맞다는 점에 대해서는 올바르게 진술했으므로 충분한 진술을 하였다고 생각하는 점, 경찰관의 이후의 질문은 중요하지 않은 ‘의견’을 물은 것으로 오해하거나 기망의사와 관련되어 있는지는 차마 모르고 있는 점, 함부로 답하기 어려우나 일단 답변을 안 하면 안 되는 줄로 알고 생각 없이 답한 점 등이 그 이유이다. 결국 사건은 민사적 측면으로 돌아가고, 불기소처분으로 종결된다. 증거불충분 결정이 될 것이고, 결정이유 중에는 “고소인도 …라고 진술하고 있어 피의자의 주장에 부합하는 점, …”이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변호인은 고소인에게 아는 대로 사실을 답하되 법률적 의견을 묻는 것으로 보이는 질문에 대하여는 함부로 답변하지 말 것을 지도해야 한다. 또 객관적 사실이 복잡한 사건일 경우 변호인이 제출한 고소장의 기재내용 또는 범죄일람표를 인용 또는 원용하라고 지도해야 한다. 사실에 대한 것이라 하더라도 상세히 모르고 고소한 것이 무고에라도 해당할까봐 경찰관이 묻는 질문에 대해 성급히 잘못 답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질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고소인은 종전의 평온한 상태를 갑자기 상실하고 피의자의 부인 답변에 감정적으로 흥분하여 수사관을 상대로 객관적 진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와 말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범죄사실에 대한 핵심적 진술을 하여 혐의를 높여가고 고소 동기에 불순함이 없다는 사정을 수사관에게 보여야 하지, 피의자의 논리적 반박 답변에 쉽게 흥분해서는 역시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므로 그와 같은 점을 충분히 고지하여 바람직한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호사의 고소대리업무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고소대리는 종래부터 변호사에게 금기시된 업무라거나, 실상 할 일도 별로 없는데 변호사가 돈만 버는 부당한 사무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언론의 일부 시각(각주 1) 잘못된 것으로 안타깝게 생각된다.(각주 2)

다. 허위진술에 대한 처벌 문제

일반적으로 고소인의 진술에 허위가 있다 하여 처벌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애초부터 허위의 사실로 타인을 처벌시키기 위해 고소한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될 수 있고, 적극적인 허위의 증거를 제출하여 수사기관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더라도 허위임을 발견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한 경우라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가능하다. 이 두 죄가 바로 고소인과 고소대리인이 주의해야 할 점이다.

무고의 경우에는 일부 허위일 경우라도 중요부분에 변경을 가져와 전체적으로 무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한다. 대법원도 ‘일부 허위인 사실’이 국가의 심판작용을 그르치거나 부당하게 처벌을 받지 아니할 개인의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을 정도로 고소사실 전체의 성질을 변경시키는 때에는 무고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각주 3)

참고로 고소인이 아니더라도 참고인으로 소환조사 될 수 있고, 고소인 아닌 참고인이 처벌될 수 있는 사례로는, 고소인을 위하여 허위 진술한 경우라면 무고죄의 공동정범 성립이 가능하고, 피의자를 위하여 행위 한 사례에서 증거은닉·인멸죄, 범인도피·은닉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이 성립될 수 있다.

최근 고소인을 포함한 모든 참고인의 허위진술에 대해 사법방해죄로 처벌하여야 한다는 개정노력이 두 차례 있었지만 통과되지 못하였다. 고소권 및 피해자 보호에 장애를 초래할 것이므로 법무부의 개정안에 반대한다. 자세한 내용은 제1편 제3장 제2절 3.항을 참고할 것.

< 각주 >

1) 경향신문, 기사, “변호사를 절대 믿지 마세요!”, 2015. 4. 18.자; 주간경향 1123호, 기사, “변호사를 절대 믿지 마세요!”, 2015. 4. 28.자.

2) 참고로 최근 대법원은 형사사건 변호인이 성공보수 약정을 하는 것은 장래를 향하여 무효라고 판결하였는데(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다20011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의 판단이 다소 급진적이라는 점에 대다수의 법조인이 공감하고 있는 반면, 판결의 이유 중 전관예우를 방지할 근본책이라는 내용은 상당히 타당하여 반박하기 힘들다. 다만, 필자는 판결이유 중 형사절차는 판사와 검사에게 많은 권한을 주고 있어 변호사의 노력만으로는 ‘성공’이라는 결과를 거두기 어려운데도 성공보수금을 주고받는 점이 문제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위 언론의 시각과 같이 변호사 사무 자체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의사와 같이, 사람을 구명하기 위해 국내의 모든 선례를 검토하여 본 건에 적용시키려는 법리적 노력, 증거의 취사선택과 제출을 통해 유리한 사실이 인정되도록 노력하는 사실적 노력, 증거조사절차에 법관, 검사, 변호인이 삼위일체가 되어 어려운 산을 함께 넘는 소통과 협조의 노력이 형사사건의 성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인지 형사소송법 입안자와 개정자(국회)에게 묻고 싶어지지 않을 수 없다. 요컨대, 현행 형사소송 구조를 지나치게 직권주의로 단정한 후 변호인의 역할을 가벼이 취급한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무리한 논거만 없었다면 더욱 완벽한 세기의 판결이 되었을 것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3) 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

이상으로 대구범어동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해 ‘고소대리_참고인조사와 변호인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성범죄 피해자, 사기 횡령 피해자 고소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