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성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보복범죄의 결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45회차}

‘보복범죄의 결말’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45] 보복범죄의 결말

지난 1. 11. ○○지방법원은 자신의 처가 강간당할 뻔 했다는 말을 듣자 공범 3인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인척 남성을 찾아가 야구방망이, 벽돌,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한 A 일당에 대해 각 징역형을 선고했다. 주범 2인은 실형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한편 지난 해 11. 28. 위 특수상해 사건의 피해자인 B에 대한 강제추행 선고공판(강제추행 사건에서는 B는 피고인)에서, ○○지방법원은 B가 A(위 특수상해 사건의 주범)의 처의 손을 잡고 입맞춤 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B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했다. 대체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본래부터 원수 사이였을까.

상해사건의 주범 A는 상해사건의 피해자 B(강제추행 사건의 피고인)와 각자의 처를 사이에 둔 인척간이다. B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유죄가 선고됐고, 추행사건의 피해자는 A의 처 C다. 부부는 평소 잦은 술자리와 가족모임을 통해 참으로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지만, B가 C녀를 집에 태워주고는 아파트에 들어가 C의 손을 잡으면서 원수가 됐다. B의 주장은 손을 잡았다는 것이고, C녀의 주장은 키스도 했다는 것이며, A가 C로부터 들은 말은 강간당할 뻔 했다는 것이다. A, B, C 3인의 진술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것이 성범죄의 특징이다.

더욱 이상한 점도 있다. C의 주장과 같은 범죄가 있었다면 C는 즉시 남편 A에게 피해사실을 알리거나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하는데, 오히려 상반되게 B부부와 함께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각종 축하모임을 가지며 친밀히 지내오다가 8개월가량 지나 고소한 것이다. 그리고 C가 남편 A에게 과장된 피해사실(키스를 넘어서서 강간당할 뻔 했다는 내용)을 알린 즉시 A는 인력을 동원해 B와 그의 처가 가족에게 집단상해를 가했다.

필자는 상해 가해자 4명에 대한 고소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의뢰인인 B와 그의 가족도 피의자로 입건돼 함께 수사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 쌍방 범죄의 동기, 방법, 피해결과, 공모관계에 대해 대조적인 비교변론을 펼쳤고, 결국 B와 그 가족들은 전원 무혐의처분을, 가해자 A와 공범자 전원은 특수상해죄로 기소시켰다. 수사과정에서 A 등이 흉기휴대상해사실, 공모, 선행타격 등을 극렬히 부인하였음은 당연하다. 심지어 A 등은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B와 그 가족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려 노력했다.

한편으로 A가 B를 특수상해한 다음 날 C는 8개월 전 당했다는 성범죄로 B를 고소했고, B는 이제 성범죄사건의 피의자가 됐다. 죄가 그대로 인정될 경우 부인하고 있는 피의자는 구속 기소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유형력의 정도와 방법, 고의를 집중 조명한 결과 ○○지방검찰청은 강간미수죄가 아닌 강제추행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형사재판에서는 합의나 피해변제가 없었지만, 단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성범죄는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하고, 또 세월이 지나며 사건이 희석되거나 혹은 보태어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그 과장이 중요부분에 대한 것이 되면 고소인이 무고죄로 처벌받기도 한다.

따라서 피의자와 피해자는 수사 초기부터 혐의를 정확히 확정하여 변론 또는 고소해야 하고, 자신의 주장을 경찰, 검찰에서 최대한 관철시켜야만 한다. 형사변호인의 법률적 활동이 결정적인 경우가 많고, 형사법관의 명석함을 과신하면 안 된다.

이상으로 대구수성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보복범죄의 결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폭행, 공동폭행, 상해, 특수상해, 법정구속, 성범죄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