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범죄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소년범죄 처벌과 대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63회차]

‘소년범죄 처벌과 대책’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63] 소년범죄 처벌과 대책

대구에서 만 17세 소년 3명과 13세 소년 3명이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으로 수사당국과 법원이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죄로 가해자 6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14세 이상 3명은 대구지방법원 형사부에서, 위 연령 이하 3명은 대구가정법원 소년부에서 재판 중이다.(각주 1) 미성년자들의 범행수법 치고는 매우 잔혹하다. 6명이 성범죄에 나아간 것도 모자라 피해자의 사진을 촬영하고, 검찰송치 이후에도 대범하게 SNS(페이스북)에 허위사실을 올리거나 학교에 소문을 냈다고 한다. 그런데도 구속된 사람은 1명에 불과하다. 피해학생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35만 명의 국민들이 참여한 것을 보면 가해자가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처벌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 피해자 모는 특히 소년원에 있는 3명의 가해자에게 더 강한 법의 심판을 바란다고 했는데, 실정법은 어떠한 미흡한 점이 있는가.

우선 만 14세 이상의 3명은 사안이 중대하여 소년보호사건이 적절하지 않다는 검사의 판단으로 형사부 송치가 이뤄졌다. 검사는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 소년부로도, 형사부로도 임의로 송치할 수 있다. 이를 검사선의주의라 한다(소년법 제49조 제1항). 소년의 범죄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구속할 수 없고(동법 제55조 제1항),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선고할 것이 아닌 한 단기 5년 미만, 장기 10년 미만의 범위에서 부정기형을 선고한다(동법 제60조 제1항, 제3항). 소년의 특성에 비추어 감경할 수도 있다(동조 제2항). 형의 단기가 지나면 형이 조기 종료될 수도 있고(동조 제4항), 단기의 1/3을 복역하면 가석방이 가능하다(동법 제65조). 복역은 소년교도소에서 성인범과 분리되어 하는 등(동법 제63조) 성인범에 비해 특례(特例)가 많다.

한편 형법 제9조는 14세 미만자의 행위를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이들은 형사미성년자(刑事未成年者)로써 책임무능력자다. 변별능력과 결정능력이 현저히 약하다는 점이 감안됐다. 연령에 따라 일률적으로 처벌을 면한다는 점에서 생물학적 특성이 반영되었다. 위법하더라도 책임이 없으니 이들은 무죄이고, 벌할 수 없다. 보완책은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이다. 이 사건의 형사미성년자 3명은 특수강간죄가 무죄이되,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보호처분은 종래 만 12세 이상 자만 가능하다가 2007. 12. 소년법 개정으로 만 10세로 연령이 조정됐다. 이 때도 소년의 성숙 정도, 소년범 연령이 낮아진 점, 범행내용의 심각성이 문제돼 연령이 조정됐으니, 소년범죄는 정말 다루기 힘든 뜨거운 감자다. 그러나 보호처분은 소년의 보호‧교화가 목적이지 형사처벌이 아니라는 점에서 피해자 모의 절규는 더욱 안타깝다. 가장 중한 보호처분이래야 고작 2년간의 소년원 송치이고, 이조차 12세 이상자만 가능하다(소년법 제32조).

국민청원을 고려하면 형사미성년자 하한을 더 낮춰 아예 형사처벌이 가능토록 해야겠는데, 묘책이 없을까. 필자는 처벌연령을 낮추되, 범행수법과 범죄결과를 고려해 소년법에서 보호처분우선주의를 명시할 것을 제안한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망사고는 합의돼도 처벌, 중상해는 개별합의 시 불처벌, 그 외 상해는 도주뺑소니나 음주측정거부 및 12대 중과실이 아니라면 종합보험가입이나 개별합의 시 불처벌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범행수법과 피해결과에 따라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만약 형사미성년자 규정을 개정하기 어렵다면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매우 강화해야 한다. 부산과 강릉에 이어 대구에서 벌어진 강력범죄가 전국으로 확산되기 전에.

< 각주 >

1) 2019. 1. 30. 대구고등법원은 피고인 2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원심에서 피고인 1인은 장기 4년, 단기 3년 6월의 징역형을, 1인은 장기 2년 6월, 단기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나머지 1인은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해 대구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영남일보 2019. 1. 31.자 기사 참조).

이상으로 대구성범죄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소년범죄 처벌과 대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집단 성폭행, 미성년자 범죄, 소년보호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