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검찰총장 신년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92회차]

‘검찰총장 신년사’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92] 검찰총장 신년사

A 검찰총장은 2019. 1. 1. 신년사를 통해 올 한 해 가장 중요한 검찰의 책무를 밝혔다. 국민의 인권보호.

A 총장은 검찰청법이 제정된 지 70년이 되는 해인 만큼 이 시대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는 다음의 사항을 강조했다.

1.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리 보장,

2. 피의자와 피고인을 배려하고, 각 단계별로 충분한 정보 제공,

3. 피의자에 대한 변호인 조력권 실질적 보장,

4. 참고인 등 제3자 인권 침해 금지 등 신중한 수사,

5. 민생 수사에 집중.

금번 A 총장의 중점 강조사항에 대한 필자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위 1.은 이미 구체적 특별법(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성폭력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과 각 법 시행령, 성폭력범죄등사건의심리․재판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규칙,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서 상세히 규정하고 있었으므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공무원이 실정법을 준수하며 완성도 높게 인권중심의 수사, 2차 피해 방지 위주의 수사를 하면 되므로, 정신교육, 법교육이 중요할 뿐이다. 현재 법에는 부족한 부분이 없다.

위 2.는 피조사자에 대한 유죄추정적 시각을 가지는 한, 또 검찰이 구속을 골인으로 간주하는 한, 나아가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처벌의사가 확고할 경우 무조건 기소를 당연시하는 한 피의자를 배려한 수사는 불가능하다. 각 사건 수사에 대해 인권침해를 감시하거나 처분결과의 적정성을 담보할 장치가 실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권감독관, 항고검사, 재정신청심리재판부가 강도 높은 징계조치, 원처분 파기, 부심판결정(강제공소제기결정)를 취하지 않는 한 수사의 전권을 가진 전국의 각 검사가 A 총장의 말을 들을 리가 없다. 총장은 유한하나, 검사 자신의 법적 권한은 무한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피고인과 피해자에게 각 단계별 충분한 정보제공을 할 리 만무하다. 검찰보존사무규칙(법무부령)과 사건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대검 예규)를 근거로 먼저 정보제공을 할 리 없고, 피해자 등이 종결사건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해도 위 규칙을 토대로 거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검찰보존사무규칙 등 하위규정에서 복사금지사유로 삼고 있는 제한사유는 형사소송법 등 상위법규에서 규정하지 않은 제한사유를 마음대로 규정하고 있어서 무효라는 점이다. 동 규정이 무효이므로, 검사장의 불허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된 사례가 여러 건에 달하는 데도, 현재까지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등 각 청 책임자는 무효인 규정임을 알고도 여전히 수사기밀, 사건당사자 명예보호 등의 이유로 사건당사자에게도 복사를 불허하고 있다. 이는 징계사유이자 국가배상사유다. 수사미진을 감추고자 하는 검찰청의 제 식구 감싸기 정책에 불과하다.

그래서 대구지방검찰청이 2019년 새해를 맞아 인권 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더라도, 그는 위장에 불과하여 믿을 것이 못 된다는 필자의 글로, ‘대구지방검찰청의 인권 거듭나기’(영남일보 2019. 1. 4.자)가 있다. 이 글을 보고 매일신문 구민수 법조기자가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대구지검은 불허했고, 기자는 이의를 제기한 상태라고 한다.

위 3.과 관련해서는, 변호인이 사기꾼이라 생각하지 말고, 법률전문가인 그의 글과 자료를 상세히 보아주기만 하더라도 좋다. 총장이 말하는 바와 같이 변호인조력권 실질적 보장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쓰지 않아도 된다. 명백히 드러난 무혐의, 무죄의 주장과 각 근거자료를 통해 그에 상응한 수사 처분을 하면 되는 것이지, 일부러 잘 봐줄 필요가 없다. 변호인의 주장대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무혐의 처분을 하면 되는 것이고, 자수자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하면 되는 것이다.

위 4.와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시 야간 수색을 금지하고, 어린 자식이 집에 있는 시간대 수색을 금지하고, 수색을 마친 공간에 대한 정리를 통해 피압수자의 인권을 존중함을 표시하면 족할 것이다. 현재의 검찰은 “제3자의 인권을 보호하고…”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

위 5.와 관련해서는, 가습기 살균제 수사를 통해 다수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원한을 풀어준 B 전 검사장처럼만 수사해 주기를 국민은 바란다. 민생범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억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고, 공권력으로 거대 악에 맞서 정의를 실현해 주면 되는 것이다.

특수수사로 지대한 비난을 받다가 경찰로 수사권이 이양될 시점에 민생수사에 집중하여 앞으로는 모범적인 수사기관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전략적이고 지능적, 임시변통에 불과하여 진정성이 의심된다.

모름지기 사람은, 공무원은, 공권력은 평소 잘하여야 하고, 도리와 법칙에 맞게 힘을 사용해야 한다. 자의적 법해석으로 인권을 말살하는 공무수행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인권침해의 1순위에 항상 검찰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상으로 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검찰총장 신년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성폭법 위반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