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형사판결문 검색 확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04회차]

‘형사판결문 검색 확대’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04] 형사판결문 검색 확대

대한변협신문은 2018. 12. 17.자 제1면에서, 판결문 온라인 열람 확대는 변협의 노력이 빛난 성취였다는 취지의 기사를 싣고 있다. 대법원이 2018. 12. 4.자로 ‘형사판결서등의열람및복사에관한규칙’을 개정하여, 2019년 1월부터는 규칙 제5조에 따라 피고인과 사건번호 없이 임의어 검색으로 법원 홈페이지에서 판결서를 열람하거나 출력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평가다.

대법원은 판결서 통합검색열람 시스템을 도입해 이제 하나의 홈페이지에서 형사는 물론 민사 판결도, 그리고 전국 각 법원의 판결서를 검색하거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국민의 알 권리 및 재판공개 원칙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하여 하급심 법관들로 하여금 튀는 판결을 막고 통일된 판례를 유도하며, 국민으로 하여금 숨기는 것 없이 투명하게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 사법을 불신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제도 개선이다(사견).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 상위법규가 판결을 공개하도록 명령하고 있었는데도, 막상 실제 재판은 판결선고만 공개하고 판결문은 도대체 공개를 하지 않아 온 통에 법원에 대한 불신이 높았다. 밝은 이 21세기에,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고 양산된 판결문이 판사들끼리만 공개되고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아온 것은 매우 잘못된 관행이었다.

그간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이 법관들 사이에서는 ‘하급심 판결검색 시스템’을 통해 그 전부가 검색되었고, 이는 검찰의 내부검색 시스템과 흡사했다. 심지어 검찰은 신청인 자신의 수사사건에 대한 수사기록조차 무효인 검찰보존사무규칙을 들이대며 복사를 거부해 오고 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대법원 판결 일부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돼 왔지만, 이는 전체 판결문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여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조차 유사한 하급심 사건을 자신이 선임한 변론의 선례로 제출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변호사들의 원성도 높았고, 민주적 운영을 약속한 김명수 대법원장 재임 기간에 이 같은 조치가 이루어졌다.

그간은 대법원이 공개키로 한 대법원 판결과 일부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에서 검색되었고, 2012년 제정, 2013. 1. 1.부터 시행한 대법원 규칙(형사판결서등의열람및복사에관한규칙)에 따라 판결을 선고한 법원과 사건번호를 기재하여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비실명 처리 후 공개한 것이 전부였다(비실명 작업이 수개월 이상 지연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판결을 선고한 법원과 사건번호를 모르고는 무용지물인 제도여서 비판이 높았다.

필자의 저서 ｢수사와 변호｣에서도 이미 수년 전부터 올바른 시행을 당부했고, 대한변협과 대법원이 참고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금태섭 의원이 2018. 6.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천명 중 80% 이상이 법원 판결문을 모든 국민에게 공개해야 하고, 변호사는 1,586명 중 93.7%가 모든 판결문을 인터넷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대한변협신문 2018. 12. 17.자 참조). 그런데도 대법원이 2018. 5. 발표한 법관 설문조사에서는, 판사 1,117명 중 78%가 확정되지 않은 형사판결서 검색을 반대했다고 하니, 국민과의 인식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위 날짜 대한변협신문).

판결문에 등장하는 인적사항 등은 이번 개정 규칙 제4조의 내용처럼 “법원사무관 등은 전산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된 판결서 등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실명처리를 해야 한다”고 과거부터 규정했으면 될 일이었고, 해당 직원의 업무량을 고려할 경우 직원 충원 등 지원절차를 통해 법원이 해결할 일이었다.

한편 판결문이 공개되어야 하는 것과 같이 법원과 검찰의 청사도 마땅히 개방돼야 한다. 필자가 본서 ｢시민과 형법｣ 부록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특히 사법행정은 투명성이 요망되는 예민한 부분이다. 법률신문 2018. 12. 17.자 11면의 ‘기자의 시선’ 란에서 강 한 기자도, 청사보안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는 법원의 대응이 아쉽다고 하는 바, 비공개, 보안 위주로 국가를 운영하다가는 이 열린 세상에서 미움받는 영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는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국가기관을 구성했으며, 법원도 국가기관 일부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국가의 기능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공무는 국민 편의를 위해 작동되고 개선돼야 하지, 거꾸로 공무원과 공무소의 편의 위주로 운영되고 개악돼선 안 된다. 강 한 기자는 노르웨이 청사 테러 당시, 총리의 말을 적절하게 인용했다. “테러에는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많은 개방성과 더 많은 인간애로 대응하자.”

이상으로 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형사판결문 검색 확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형사판결, 형사소송, 판결선고, 경찰 조사, 수사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