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형사 무혐의가 민사·행정소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25회차]

‘형사 무혐의가 민사·행정소송에 미치는 영향’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25] 형사 무혐의가 민사․행정소송에 미치는 영향

우리는 타인 또는 기업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경우 소송전략을 고심하게 된다. 민사소송부터 먼저 제기해서 승소판결을 받고 형사고소를 할 것인가, 아니면 형사고소부터 먼저 하여 유죄판결을 받거나 적어도 기소시킨 후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그것이다.

일단의 실무흐름은,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 하더라도 형사고소에서는 무혐의를 받는 경우가 있다. 형사의 불법성은 민사의 위법성보다 매우 좁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반면 형사고소를 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예외없이 승소하게 된다. 더 좁은 형사의 관문을 통과했다면 민사소송의 불법행위 배상청구는 당연 충족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수사기록과 형사재판기록을 민사소송에 끌어들임으로써 심리가 단축되거나 입증이 용이해지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형사고소 결과 가해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이제 민사소송에서는 난처한 일이 발생한다. 형사 불법성이 없더라도 민사상 위법할 수는 있지만 승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불법행위 배상청구의 경우). 또 피고가 수사기록 상당부분을 민사소송에 끌어들일 경우 재판부의 심리부담이 가중되고, 원고로서는 공격방법이 협소해지는 단점이 있다. 그만큼 형사 무혐의가 민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때로는 행정소송도 영향을 받게 된다.

건설업체 직원이 뇌물공여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국방부가 ○○건설에 대해 민간투자사업 참가를 제한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대법원 2014두2621 판결). 뇌물공여 혐의를 받던 ○○건설 부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면, ○○건설이 민간투자법상 참가자격이 제한되는 ‘관계 공무원이나 심의위원회 위원에게 뇌물을 준 자’(사회기반시설에대한민간투자법 제46조의2, 동법 시행령 제35조의2 제1항 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원심 확정).

이상으로 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형사 무혐의가 민사·행정소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형사소송, 뇌물공여죄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