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폭력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농담과 모욕 사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31회차]

‘농담과 모욕 사이’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31] 농담과 모욕 사이

최근 부산지방법원은 동료 여교수를 비하한 가해자에게 배상판결을 내렸다. 이는 가해자가 모욕죄로 1심, 2심, 3심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서, 당연히 예상된 결과다.

일반적으로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형사절차에서는 무혐의 내지 무죄가 선고될 수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가해자가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는 사례는 없다.

부산 모 대학 교수인 피고는 남자 교수들과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를 향해 큰 소리로 “불쌍한 인간”, “시집도 못가고 성관계도 못 하고”, “솔직히 바보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가해자는 형사재판에서는 단순한 농담에 불과했다며 정당행위를 주장했지만, 사회상규는 아무 데나 갖다 쓰는 내용이 아니다.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의 사회윤리 또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이나 방법이 상당하며 보호법익과 침해법익이 균형을 이루는 등으로 당시의 상황에서 사회윤리나 사회통념상 취할 수 있는 본능적이고 소극적인 방어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면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봐야 할 것이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없다.

또 형법상 처벌하지 않는 소위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규정의 문언상 일응 범죄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보이는 경우에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 한해 위법성이 조각돼 처벌할 수 없게 되는 것으로서, 어떤 법규정이 처벌대상으로 하는 행위가 사회발전에 따라 전혀 위법하지 않다고 인식되고 그 처벌이 무가치할 뿐만 아니라 사회정의에 위반된다고 생각될 정도에 이를 경우나, 국가법질서가 추구하는 사회의 목적가치에 비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수단으로 행해졌다는 평가가 가능한 경우에 한해 이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은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극히 정상적 생활형태로는 볼 수 없고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를 벗어났으며, 처벌하는 것이 사회정의와 가치에 부합하며, 국가법질서가 추구하는 사회의 목적가치에 비춰 보면 피고 여교수의 행위는 사회적 상당성이 없는 수단을 쓴 행위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평가된다.

생각은 자유지만(양심의 자유), 표현은 사회상규에 부합하는 내용과 수단이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 유의미한 사건이다.

이상으로 대구성폭력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농담과 모욕 사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모욕죄, 형사재판 1심, 2심, 3심 소송, 성폭력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